김형진 GIST 교수 "산업현장 노하우 학생들에게 전수"

LG화학서 20여년간 차세대 전지 연구…에너지융합 강의

LG화학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 지난 6월 부임한 김형진 GIST 융합기술원 교수가 전지성능 테스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산업현장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전지ⓒ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김한식 기자 = "20여년간 기업 연구소에 재직하면서 쌓은 산업현장의 노하우를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습니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선별해 실제 제품화 할 수 있도록 대학과 산업계간의 연결고리도 제공하고 싶습니다."

지난 6월 부임한 김형진 지스트 융합기술원 교수(57·에너지융합학제 전공)는 1995년부터 올해까지 LG화학과 LGCMI 등 산업계에서 근무했다. 치열한 산업현장에서 비교적 지유로운 강단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는 여전히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곧 시작될 2학기부터 강의를 비롯해 커리큘럼 등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의 연구 분야는 차세대 전지다.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소재 개발과 이를 활용한 2차 전지 개발이 그의 연구 목표다. 특히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에너지 저장 소재와 응용분야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장치용 배터리 시스템을 중점 연구 지도할 계획이다.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한 김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석사)를 거쳐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화학과(박사)를 졸업했다. 이후 LG화학기술연구원 배터리 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해 줄곧 리튬 이온 전지 개발 분야와 배터리 제조 분야에 종사해왔다.

그는 이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로 두각을 나타냈다. 리튬 이온 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와 전해액의 개발을 통해 배터리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수명을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소재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공장(LGCMI)의 법인장으로 근무하면서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총괄 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미국 주정부로부터 배터리 공장의 투자 및 생산, 공급과 관련해 1억 달러 규모의 주정부 그랜트(Grant)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4년부터는 해외공장 최초로 자동차전지 배터리 및 배터리 팩 양산에 성공해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지엠, 포드, 크라이슬러사에 공급하는 데 기여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연구 개발 및 소재 개발을 통해 지금까지 총 20여 편의 국제학술논문과 50여 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이중 일부는 실제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PC와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의 배터리 개발에 사용돼 기술료 수입을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배터리도 개발했다.

대기업인 LG화학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그가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가 궁금했다.

LG화학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 지난 6월 부임한 김형진 GIST 융합기술원 교수는 "기업 연구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 단계에서부터 아이템이 제품화되기까지의 단계를 모델화·정량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News1 황희규 기자

"평소 대학 등지에서 연구되는 수많은 재료나 기술들이 논문이나 특허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 대하여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기업 연구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 단계에서부터 아이템이 제품화되기까지의 단계를 모델화·정량화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수직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는 "최종 생산 단계까지 고려한 접근법이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 및 취업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업 연구소에서는 개발 과정부터 상업화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수많은 실험과 테스트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통해 노하우가 축적되고 새로운 기술이 탄생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발 과정에서 실패를 많이 할수록 더욱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 된다"면서 "대학에서 또 다른 연구 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역설적으로 더 훌륭한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 교수는 "연구 과정은 끊임없는 탐색과 분석이 필요한 것 같다. 그동안 몸담은 기술 분야에서 과학적 분석과 통계적인 해석을 많이 했다"면서 "기본적으로 대학에서의 연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학생들과의 연구 생활에서도 이러한 연구자의 기본 자세를 강조하려고 한다"고 했다.

에너지융합 분야에 대해서는 "이공계 학생이 포부를 가지고 도전해 볼만한 유망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 소재 분야에서부터 응용 분야인 배터리, 수소 연료 전지 등을 아우르는 신기술 분야이며, 태양광, 풍력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전력 시스템과 전력 경제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며 "다가올 미래에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포함하는 산업분야에서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공적인 에너지융합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단단한 기초 학문을 바탕으로 다학제간 교육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면서 "먼저 화학 및 재료공학 등과 같은 소재 분야의 기초 학문과 화학공학, 전기전자 및 통신 분야의 응용 분야에 흥미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융합기술에 대한 적극적이면서도 과감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도 당부했다.

"다가올 미래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원격의료진단, 인공지능(AI) 등의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어느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개발하기 어렵고, 여러 분야의 전문지식이 융합되어 새로운 기술로 창출돼야만 합니다."

그는 "정부 및 지자체도 정책적인 지원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투자의 규모 면에서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융합기술 분야의 지원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세계적인 선도 분야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한 다학제간 연구개발을 수행할 시 국제경쟁력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학생들이 수많은 도전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융합적 전문가로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형진 GIST 융합기술원 교수가 전지조립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수많은 도전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융합적 전문가로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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