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화장장 마을, 에너지 자립 '햇빛마을'로 탈바꿈

주민들, 기피시설 수용…마을 발전 계기 마련
지자체, 10여년 주민 설득…민관 협력 모델 만들어

전남 순천시 도사동 야흥 '햇빛마을'에 설치된 해바라기 모습의 안내판.(순천시 제공)2016.5.24/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전남 순천시 도사동의 야흥마을이 최근 마을 이름을 '햇빛마을'로 바꾸고 에너지 자립을 선포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마을은 인근에 화장시설인 '연화원'이 있어 원래의 마을 이름보다는 '화장장'마을로 더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요즘 이곳은 순천시의 첫 에너지 자립마을로 새롭게 거듭나며 민·관협력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 화장장마을→에너지 자립 마을이 되기까지

최근 장묘 문화가 급변하며 화장이 장례방법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2005년만 해도 순천시 화장률은 24.6%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65.9%를 기록해 3배 가까이 뛰었다.

순천시의 장사시설은 1984년도에 개장한 연화원이 있었지만 재래식 화장로 설비와 교행이 불가한 좁은 진입로, 턱없이 부족한 주차면수 등으로 이용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많은 불만을 샀다.

이에 시는 현대식 화장시설을 갖춘 장사시설 공원화 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기존의 화장시설인 연화원이 위치한 곳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기존 시설을 확장해 건립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화장시설은 기피시설 중에서도 가장 민원이 많은 시설로 입지 선정이 가장 어렵다. 문제는 연화원과 가장 가까운 마을인 도사동 야흥마을이었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80여 가구 200여명의 주민은 시가 추진하는 장사시설 공원화 사업을 알게됐고, 32년 동안 화장장과 인접해 많은 불편을 경험한 탓에 사업 추진에 반발했다.

사업추진이 난항을 겪는 과정에서도 시는 장사시설을 공원화 사업으로 진행하고 마을을 새로운 에너지 자립마을로 변화시키겠다며 지속적으로 주민을 설득했다.

그 결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화장장 시설이 도시에 필요한 시설이란 인식과 더불어 불편을 감내하자는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는 주민들과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며 실질적인 마을지원 사업을 추진했고, 마을 주민들은 화장시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전위원회로 바꾸고 새로운 변화의 노력을 시작했다.

전남 순천시 도사동 야흥 햇빛마을의 한 주택에 설치된 해바라기 모양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에너지 자립마을임을 상징하고 있다.(순천시 제공)2016.5.24/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 에너지 자립 '햇빛마을' 브랜드 탄생

시는 야흥마을을 태양광 발전을 주축으로 한 에너지 자립마을로 조성하기로 했다.

80가구에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마을 회관 및 건강관리실 등 공동시설도 태양광 발전 전기로 운영했다.

마을 앞 가로등은 풍력과 태양광을 조합해 자체 동력 가로등으로 설치했다.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내는 한달 전기 사용료는 3000원 정도가 됐고, 정전이 돼도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주민들도 스스로 에너지 자립마을 브랜드를 갖기 위해 집집마다 형광등 대신에 고효율 LED 조명기구를 설치했다.

마을의 애칭을 태양광 이미지를 모티브로 '햇빛마을'로 정하고 마을 꽃은 태양광처럼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정했다.

마을 간판도 해바라기 모양으로 설치하고 안길 담장에는 해바라기 벽화를 그리고 해바라기를 심었다.

또 장사시설 주변 주민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을 앞으로 도로가 개설되고 시내버스 노선이 생겼으며, 게이트볼장과 저수지 공원까지 조성됐다.

변화된 마을에 자신감을 얻은 주민들은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다.

이상보 마을발전위원장은 "현재 마을에 인접하고 있는 저수지 수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여 마을 발전소를 계획하고 있다"며 "저수지 주변에 에너지 체험 시설 등을 설치하는 등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남 순천시 도사동 야흥 햇빛마을 앞 가로등은 풍력과 태양광을 조합해 자체 동력으로 가동된다.(순천시 제공)2016.5.24/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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