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화려한 휴가' 5·18 민주화운동…'논란 여전'

5·18 당시 광주 동구 금남로 광주은행 본점에 계엄군이 쏜 총탄이 유리창을 관통한 모습./뉴스1 DB ⓒ News1
5·18 당시 광주 동구 금남로 광주은행 본점에 계엄군이 쏜 총탄이 유리창을 관통한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윤용민 기자 = 1980년 5월 18일 '빛고을' 광주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무장한 공수부대에 의해 학살됐다.

36년이 지난 지금 5·18은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민주화운동'이지만, 5·18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형형이다.

1980년 5월 당시 광주 시내에서 순찰중인 518시민군의 모습./뉴스1 DB ⓒ News1

◇5·18은 광수들이 일으킨 폭동?

계엄군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시민군은 한동안 '반란자'로 몰려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당시 5·18은 '항쟁'을 넘어 '민주화운동'으로 승격됐지만, 아직까지도 일부에서는 '광수'(북한특수군)들이 일으킨 폭동이라며 북한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비방한 혐의(사자명예훼손 등)로 보수 논객 지만원씨(75)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씨는 지난 2014년 11월 자신이 운영하는 '시스템클럽' 홈페이지 게시판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신부들이 북한과 공모·공동하고 있다"는 내용의 거짓 글을 게시해 천주교 신부들을 비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씨는 또 이 사이트 게시판에 광주항쟁 당시 촬영된 시민군 사진을 게시하면서 "황장엽은 총을 든 5·18 광주 북한특수군이었다"라는 거짓 글을 올려 광주항쟁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사진 속 등장인물은 '북한특수군'이 아니라 당시 광주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로 확인됐다.

서울 노원경찰서 소속 김모 경정(59)은 2014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와 지만원씨가 운영하는 뉴스타운에 실린 5·18북한군 개입설 등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새누리당 소속 김홍두 고양시의원은 지난해 7월 24일 동료의원들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으로 초대해 '억장이 무너집니다. 제2연평해전 보상금 1인 3100만원, 윤영하(함장)가 6500만원입니다. 5·18 폭동자 1인 6~8억원', '세월호 사망자 1인 8억5000만원~12억5000만원. 나라가 빨갱이 보상으로 망하기 일보직전' 등의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5.18 기념 서울청소년대회 수상작들이 서울광장에 전시된 모습. /뉴스1 DB ⓒ News1

◇전두환 회고록 논란…발포명령은 누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내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에 '5·18 당시 발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지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4월 내란목적 살인죄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지만, 당시에도 직접적 발포 여부에 대한 기록이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하에서 발표된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의 '12·12, 5·17, 5·18 사건 조사결과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전남도청 앞 발포를 직접 명령한 문서나 발포 명령 지휘계통은 확인되지 않는다.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은 "계엄군의 발포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직접적인 지휘계통이 아닌 보안사령관에 불과했다"며 "회고록을 통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교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5월단체(기념재단, 민주유공자유족회, 민주화운동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와 정치권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양래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대법원에서 이미 (전 전 대통령에게) 내란 목적 살인죄라는 법적 판단을 내렸다"며 "최고 책임자가 발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두환은 5·18민주화운동으로 아픔을 겪은 사람들에게 평생 용서를 구해도 모자라는 학살의 주범"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고록이 나온 뒤 5·18관련 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행동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광주시민 가슴에 또다시 총질하는 행위"라며 "권력찬탈을 위해 헌정질서를 파괴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파렴치한 역사 왜곡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초등 6학년 국정 사회교과서 왜곡 광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달 10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2016.3.1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6학년 사회교과서 5.18 왜곡?

5월 단체들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배우는 사회교과서에서 5·18에 대한 묘사가 왜곡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과서는 '1980년 5월18일, 광주에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은 군대를 동원하여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라고 기술돼 있다.

단체는 시위가 일어났기 때문에 계엄군이 투입된 것처럼 서술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선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단체는 "공수부대가 양민을 총칼로 공격한 것이 원인이 돼 대규모 시위로 번졌는데, 교과서에서는 계엄군과 관련된 서술의 앞뒤가 바뀌어 사실관계가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는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수정·보완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관점의 차이일 뿐 오류나 왜곡은 아니라며 교과서 수정에 대해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는 국가보훈처 주관 제 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으며(위쪽), 같은 시각 광주 동구 옛 도청 앞 민주평화광장 앞에서는 5·18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하는 별도의 독자적인 기념식이 열렸다.(아래쪽) 2015.5.18/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종지부 찍을까

5·18 국가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념식 공식 식순에서 빠지면서부터 사실상 파행을 겪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후 정부 주관 첫 기념식이 열린 2003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기념식 본행사에서 기념곡으로 제창됐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2년차이던 2009년부터 2년간 본행사에서 제외되고 식전 행사에서 '제창'이 아닌 '합창' 방식으로 불렀다.

제창은 참석자 모두가 부르는 것이고, 합창은 합창단만 노래를 부르는 일종의 공연이다.

5·18 단체는 제창을 주장했지만, 보훈처는 합창을 고수했다. 이에 대한 항의에 차원으로 5·18 단체 회원들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정부가 주도하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4.13 총선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광주 8개 의석 전체를 석권한 국민의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을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민주화운동 기념곡으로 지정돼 올해 기념행사에서 공식 제창되도록 재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과도 기념곡 지정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본 상태"라며 "(여소야대의 국회 구도에서) 정부가 국정운영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난해처럼 노래때문에 기념식이 따로 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결의안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박지원·김동철·유성엽·임내현·김관영·황주홍·권은희 의원 외에 더불어민주당 강기정·박혜자 의원 등도 공동 발의했다.

sal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