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인데…" 보이스피싱 접목 절도 잇따라
- 윤용민 기자

(광주=뉴스1) 윤용민 기자 = 광주에서 또 다시 보이스피싱과 절도가 접목된 범죄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에 사는 윤모씨(76)는 낯선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지금 갑자기 카드가 발급됐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찾아 집에 보관하라"고 말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말에 윤씨는 부랴부랴 인근 은행으로 가서 40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 집으로 돌아왔다.
윤씨에게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금감원 직원이었다.
이 직원은 "우리 직원을 그쪽으로 보냈으니,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가 만나서 피해상황 등을 설명하라"고 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은 윤씨는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리둥절한 윤씨가 다시 집으로 가보니 현관 탁자에 있던 4000만원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윤씨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모두 도둑맞은 것이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한 젊은 남성이 윤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확인, 이 남성을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추적 중이다.
지난 11일 오후 1시께도 광주 북구 동림동에서 비슷한 사례의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 김모씨(65·여)는 자신을 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으로부터 "국제우편물이 반송됐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해 집안 세탁기에 보관하라"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깜짝 놀란 김씨는 바로 60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 세탁기에 넣었다.
또 다시 전화를 건 그 우체국 직원은 "지금 빨리 보안카드를 재발급 받으라"며 김씨를 인근 은행으로 보냈다. 김씨는 또 계좌를 긴급하게 막아야 한다는 말에 계좌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현관 비밀번호까지 모두 우체국 직원에게 알려줬다.
은행을 방문한 김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김씨가 부리나케 집으로 가보니 세탁기 속 6000만원은 이미 도둑맞은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한번만 더 생각하면 이런 사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금융사기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으면 무작정 그 사람말을 따르지 말고 주위 사람과 의논한 뒤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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