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보다 더 빨리 도착해 검은 연기 뛰어든 경찰

초기 구조활동 경찰관 7명 유독가스 흡입
장성 효실천사랑나눔병원 화재

(장성=뉴스1) 김호 기자 = 전남도소방본부와 장성경찰서에 따르면 요양병원 화재 신고가 119를 통해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0시27분께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들은 당시 인근에서 순찰차를 타고 거점근무를 하고 있던 장성경찰서 삼계파출소 소속 지종수(48) 경위와 정인철(45) 경위다.

지 경위 등은 112를 통해 지령이 내려진 0시29분에서 단 1분 뒤인 0시30분께 소방관들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했다.

지 경위 등은 "병원 별관에 환자들이 있는데 대피하지 못한 상황이다"는 말을 요양병원 관계자로부터 전해듣고 곧장 자욱한 검은 연기 속으로 들어갔다.

유독가스를 피할 수 있는 산소공급기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못한 상황에서 평상시 근무복 차림으로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신고접수 4분만인 0시31분께 소방관들이 도착한 뒤에도 구조활동을 이어갔다. 인근 삼서파출소 2명, 읍내파출소 2명, 장성서 수사지원팀 1명도 현장에 도착 후 소방관들을 도왔다.

구조활동은 3단계로 이뤄졌다. 안전장비를 갖춘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며 환자들을 데리고 나오면 경찰관들이 부축하고 의경들이 구급차에 태우는 방식이었다.

지 경위 등 경찰관 7명은 화재가 진압된 뒤에야 유독가스 흡입으로 몸에 다소 이상증세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삼계파출소 한 관계자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찰관들이 수사, 구조를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며 "경찰관, 소방관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노력했는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 경위 등은 병원에서 1~2시간 동안 산소를 공급받은 뒤 대부분 퇴원했다"며 "까맣게 그을린 얼굴과 손, 옷이 끔찍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효사랑요양병원 별관에서 난 불로 치매노인과 간호조무사 등 2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이 병원 본관과 별관에는 환자 등 총 324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kim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