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층 격실 시신 대거 발견…'통곡'의 팽목항(종합)

[세월호 침몰] 29구 수습, 실종자 가족 '오열'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서 고인들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이날 상당수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 세월호 3~4층에서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 2014.4.2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6일째인 21일 필사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이 계속되면서 3·4층 격실에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민·관·군 구조팀은 이날 하룻동안 가장 많은 29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수습된 시신에는 외국인 사망자 3명도 포함됐다. 22일 오전 0시 현재 세월호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87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215명으로 줄었다.

구조팀이 선체 객실에서 잇따라 시신을 수습했다는 소식에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생존자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려온 가족들은 이내 탄식과 오열을 쏟아냈다.

특히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들이 운구된 팽목항에는 자식들의 시신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의 통곡이 이어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식의 시신을 확인한 뒤 울부짖고 실신해 주위가 울음바다로 변하기도 했다.

이날 잠수부 등 구조팀 631명은 오후부터 3·4층의 다중 객실과 휴게실, 오락실 등 격실내부를 집중 수색했다. 5개의 가이드라인(생명줄)을 통해 2인 1조씩 총 10명이 교대로 동시다발적으로 진입했다.

그럼에도 이날 주간 수색작업은 가족들의 염원에 미치지 못한 채 날이 저물고 말았다. 오후 7시 이전까지 7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그쳤다.

이날 사고 해역의 날씨와 조류가 크게 호전된데다 총력전인 수색작업임에도 생존자 구조나 시신발견 소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가족들은 한때 낙담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여전히 조류가 빠르고 격실 내에 쓰레기 등 각종 부유물이 가득 차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밤 8시 넘어 15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수습된데 이어 곧바로 4구가 추가 발견되면서 야간 및 다음날 새벽 수색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신 인양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실종자들이 대거 몰려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3·4층 격실에 대한 야간 수색작업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진도실내체육관 앞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인양된 시신의 성별, 신장, 상·하의, 특이사항이 잇따라 올라오자 실종자 가족들은 크게 동요했다.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일부 가족들은 눈물을 머금은채 신원 확인을 위해 시신이 운구되는 팽목항으로 부랴부랴 떠나기도 했다.

해경은 사실상 이날부터 야간과 새벽, 주간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수색체제에 들어갔다. 사리때보다 유속이 40% 정도 느려지는 '소조기(小潮期)'인 26일까지 수색 및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선체 진입 및 수색을 위한 가이드라인(생명선)도 확대 구축하고, 야간 수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조명탄과 채낚기 어선의 집어등 등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be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