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출마 국회의원 사퇴 '법 사각지대' 논란

(무안=뉴스1) 박준배 기자 = '정치적 쇼'라는 비판과 '진정성'이라는 반론이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현행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의 서로 다른 규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 사퇴 의사를 밝혔거나 사퇴서를 제출한 국회의원은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2선, 광산을)과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4선, 함평·영광·담양·장성), 주승용(3선, 여수을) 민주당 의원 등이다.

이용섭·주승용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국회의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낙연 의원은 지난 12일 사퇴서를 의회사무처에 제출했다. 특히 이 의원은 13일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려다 민주당 중앙당의 만류로 보류했다.

이들이 모두 현직 국회의원 사퇴 카드를 내민 것은 기득권 포기를 통한 진정성을 보여 유권자 표심을 얻으려는 선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나온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직 사퇴 카드로 '배수진'을 치지만 경선이 끝나면 다시 의원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주승용 의원은 "그동안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은 국회의장이 사퇴서를 가지고 있다가 반려해 다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경우가 관행적으로 많았다"고 의원직 사퇴의 맹점을 꼬집은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의 서로 다른 규정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53조 2항 3호에는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는 후보자등록 신청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3항에는 '소속기관의 장 또는 소속위원회에 사직원이 접수된 때에 그 직을 그만 둔 것으로 본다'고 돼 있다.

후보자등록은 5월14일과 15일이다. 국회의원의 사퇴는 사직원을 접수만 하면 된다. 이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사퇴서가 실제 처리됐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국회의원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고 단체장 후보로 등록하는 경우, 국회의원 사직원 접수증만 제출되면 등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낙연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전남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강행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의원직 사퇴를 규정하는 국회법 135조 1항은 '국회는 그 의결로 사직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폐회 중에는 의장이 이를 허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국회의원이 사직하고자 할 때에는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면 되는데, 문제는 국회의장이 사직을 허가할 수도,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직 국회의원이 사퇴서 접수증을 첨부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국회는 그 사퇴 결정을 미루면 그 후보자는 공직선거 후보와 국회의원의 이중적 지위를 갖는 아주 기이한 형태가 된다.

'국회의원 사퇴'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으로 진정성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현직 국회의원이 후보로 등록하면 당연 사직된다'고 개정하거나 국회법에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면 당연 사직된다' 등으로 개정하면 더 이상의 혼선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의 제·개정은 국회의원이 소속된 국회 소관사항이다"며 "법률의 사각지대에 숨어 정치적 이득을 보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nofa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