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광주교육감 전교조 출신 후보단일화 진통…왜

광주교육감 시민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전교조 출신의 윤봉근 예비후보와 장휘국 현 교육감, 정희곤 광주시의회 의원(왼쪽부터). 이들 세 후보는 비록 경선을 통한 단일화에는 합의했지만 아직 회동을 갖지 못하는 등 고착상태에 빠져 있다.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교육감 시민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전교조 출신의 윤봉근 예비후보와 장휘국 현 교육감, 정희곤 광주시의회 의원(왼쪽부터). 이들 세 후보는 비록 경선을 통한 단일화에는 합의했지만 아직 회동을 갖지 못하는 등 고착상태에 빠져 있다.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김한식 기자 = 6·4지방선거 광주시교육감 선거에서 경선을 통해 시민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합의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후보들이 경선 룰 마련은 커녕 회동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때 비교적 일사분란하게 시민 후보가 추대됐던 모습과는 딴판으로 진보성향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전교조 출신 후보들의 단일화 합의는 장휘국 현 교육감이 지난 5일 윤봉근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와 정희곤 광주시의원의 제안을 수용함으로써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4년전처럼 '시민사회의 추대'가 있을 경우 재선에 도전하겠다던 장 교육감이 윤 전의장과 정 의원의 최후통첩성 제안을 하룻만에 받아들임으로써 경선을 통한 단일후보 선출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장 교육감은 경선 수용 다음날인 지난 6일 오후 윤·정 두 후보가 제안한 3자 회동을 거부했다. "시민사회가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자들이 먼저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윤·정 후보는 다시 10일 장 교육감에게 3자 회동을 거듭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12일까지 답변을 기대하며, 시간과 장소는 장 교육감의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

전교조 출신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면서 광주시민사회단체도 뻘줌해졌다. 지난 7일부터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원로들이 만나 경선 추진 방법 등에 대해 논의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물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출선 선수'들의 불협화음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애초 올초까지만 해도 지역교육계에서는 전교조 출신 후보 3명의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우세했었다. 장 교육감의 진보교육에 대해 윤·정 후보 모두 공세를 취해왔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 교육감이 '현역 프리미엄'을 과감히 포기하고 단일화 경선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진보 교육 2기를 이어가려는 일종의 승부수로 해석됐다. 끝까지 추대론을 고수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표가 분산되고 결국 선거 패배를 우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런 장 교육감이 이번에 3자 회동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경선추진 주체가 핵심 요인일수 있지만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 내부의 갈등과 분열때문이라는게 지배적이다.

사실 전교조에서는 오래전부터 장 교육감을 재신임하자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된 반면 윤·정 후보에 대해서는 자질론을 제기해온 터였다. 장 교육감이 끝까지 추대론을 고수해온 이유도 전교조를 비롯한 특정 단체의 저항과 반발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들 3명의 단일화 합의가 살얼음판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형국이어서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또 어렵사리 단일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초반 갈등과 혼선으로 인해 경선 흥행이나 시너지 효과가 미비해 비전교조측 단일후보 등과 힘겨운 싸움을 벌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장 교육감이 윤-정 후보와의 정면대결을 펼칠 경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3자 회동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설지가 전교조 출신 후보단일화 성사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얼마만큼의 단합된 힘과 교섭력을 발휘할지도 관건이다.

윤·정 두 후보는 장 교육감이 12일까지의 두 번째 회동 제의를 거부할 경우 13일 다시 2차 공문을 등기로 보내고 끝내 거부하면 직접 교육청을 방문해 3자 면담을 갖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선 단일화를 수용하기까지 측근들과 숙의와 장고를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진 장 교육감의 대응이 주목된다.

h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