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충일여고, 우범화 우려로 대책 절실
폐교 후 귀신체험 유명세, 현실은 위험투성이
충일여고가 폐교된지 17년 째 흉물로 방치되면서 도심 우범지대화돼가고 있어 지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곳은 이미 몇 개 방송에 '귀신이 사는 건물'로 소개되면서 '여고괴담'의 진앙지가 돼 공포의 대상으로 변질됐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고작 경찰의 출입금지 경고문과 순찰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본사 취재진이 이 곳을 찾은 지난 10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실내는 2~3m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고, 건물 내부가 온통 그을림과 깨진 유리파편으로 불안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ㄱ자 구조의 5층 건물은 한쪽에만 30여개의 교실이 있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로, 교사 전체가 어둠과 적막에 묻혀져 있고 모든 유리창이 깨어진 흉물로 보기에도 공포감이 엄습했다.
또 건물 입구가 막혀있음에도 뒷길로 돌아가면 교사에 진입할 수 있어 위험요인을 노출한 상태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수많은 교실들은 서로 다른 괴이한 분위기로 조성돼 있다. 한 교실은 전체가 불에 그을려 있기도 하고, 흉칙한 낙서들과 학교물품들이 나뒹구는가 하면 공포스런 벽화와 혐오스런 부적 및 걸게들이 흉물스럽게 걸려 있는 등 이 곳이 귀신체험으로 유명해진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사방이 깨진 유리파편이고 창문마다 뽀족하게 깨진 유리조각이 남아 있는가 하면 각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은 끝부분이 모두 부서져 있어 자칫 낙상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또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의자나 소방용 호스 등 건물전체가 위험요인으로 방치돼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인근 주민 김모씨(53. 대전시 서구 관저동)는 "가장 위험한 것은 오래된 건물 그 자체다.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낡은 건물이고, 여러 사람들이 불장난을 하거나 벽, 천장, 교실바닥을 부쉈기 때문에 붕괴의 위험도 있다"고 말하고 "언제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흉물이 도심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 의아스럽다"며 관계 기관의 신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둔산경찰서 관계자는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귀신체험을 한다면서 찾아오고 있어 특별순찰구역으로 정해놓고 관리하고 있다”라며, “오래되고 전기도 없는 곳이라 밤에는 위험해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자주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일여고는 충남방적이 운영되던 시절, 이 공장에서 일하던 여직공들을 위해 지난 1970년에 설립돼 1996년까지 수만 명의 학생들이 거쳐갔다.
하지만 충남방적이 경영상의 문제를 겪으면서 현재 (주)SG충남방적이 본사를 대전에서 논산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며 17년째 폐교로 방치되고 있어 다양한 괴담을 만들어 내고 있다.
jinyl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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