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설거지를 하지 않는 사람은 접시를 깰 일 없다"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이 28일 전반기 의정 결산회견을 하고 있다.© News1
대전시의회 이상태 의장은 28일 제6대 의회 전반기 의정활동을 마감하면서 가진 회견에서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일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태 의장은 “6대의회 출범당시 세종시 원안의 국회통과 여부 및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 무산 움직임과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 파동 등 역대 어느 의회보다 도전과제가 많았었다”면서 “때로는 시의회가 앞장서고, 때로는 집행부 등 각 주체와 협력해 그 모든 도전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했는데, 이 모든 것이 동료 의원들과 시민들의 협력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의장은 “지난 1995년 6월 27일 제2대 의원으로 당선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선의 원로의원이 됐다”면서 “전국 광역의원 중 유일한 최다선 현역의원이라고들 하지만, 기쁜 마음 보다는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이 앞서곤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과의 일문일답.
- 20년 가까운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람있었던 일은. ▶돌이켜 보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를 만큼 도전과 시련이 연속되는 격동의 세월이었다. 2001년 홍선기 대전시장과 함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설득해 대전시와 ㈜대덕테크노밸리를 공동 설립해 대전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 일과 유성 주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원촌동 소재 하수처리장 이전 문제를 해결했을 때 주민들이 기뻐하던 모습은 의원으로서 잊지 못할 커다란 자부심과 보람으로 남아있다. 앞으로도 시민의 대변자로서 선우후락(先憂後樂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남보다 나중에 즐거워 함)의 겸허한 자세로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낮은 곳을 보듬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제 6대의회 전반기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수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대전이 거점지구로 선정돼 미래 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고 싶다. 또한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토론회 및 현장 방문 등 탁상에서 벗어나 현장을 직접 찾아 여론을 수렴하는 ‘생활 의정’실천이 많은 시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대해서도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지역 경제가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생활물가의 상승과 실업률 증가로 시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우리 의회에서는 이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2009년부터 4년 연속 의정비를 동결해 왔지만 시민들의 경제상황을 돌아볼 때마다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들곤 한다. 아울러 의회 인사권 독립과 입법기능 강화를 위한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위해 전국 시의회와 공동으로 노력해 왔지만 각종 제도적, 법적 장치 미흡으로 실현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6대의회는 어느 의회보다 초선의원 비중이 높았는데.▶ 전체 의원 26명 중 21명이 초선의원으로 구성돼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회를 모토로 개원과 동시에 의정역량 강화를 위한 특별연찬회를 개최하는 등 정책의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통해 초선의 패기와 다선의 경륜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잡힌 의회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실질적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의회 구현을 위해 2010년 8월 대전의정발전연구회 창립을 시작으로 6개의 연구모임을 발족하여 총 45명의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총 20회에 걸친 연구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5대 의회 전반기 2개 연구모임이 8회 동안 운영한 것에 비해 300%가 증가한 연구활동 수치다. 또 각종 지역현안의 문제해결과 시민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의원들이 개최하는 정책토론회는 5대의회 전반기 14회 대비 214%가 증가한 44회로 대폭 증가하는 등 왕성한 의정 연구활동을 전개해 왔다.
- 지역 현안과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 무산 움직임에 맞서 발빠르게 규탄결의문을 채택하고, 충청권 3개 시․도의회 및 자치구의회와의 공조체계를 구축해 5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대전입지라는 커다란 성과를 이뤄냈다. 또 무상급식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라 방법론에 대해 의견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을 때 상생과 발전을 위한 촉구 건의안을 채택해 집행기관이 수용케 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마침내 작년 6월부터 관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현하는데 앞장섰다. 그밖에도 효문화진흥원 유치 건의를 통한 효문화진흥원의 대전유치 결정, 한밭복싱체육관의 해결 촉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시와 교육청, 경찰청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앞장 섰다.
-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지난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이후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등에 많은 기여를 했으나 제도적 한계로 인해 전문성 부족 등의 문제점을 여전히 노출하고 있다. 지방의원은 지역발전과 지역민을 위해 민생현장을 누비는 ‘생활정치’에 기반하고 있어,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에 시간적․공간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여건임에도, 일각에서는 어려운 경제와 재정문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방의원의 보좌관제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서울시 의회 등 전국의 지방의회에서 추진했던 시도가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시민과 함께하는 정책의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의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의원들의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정책 보좌관제’ 도입이라는 제도적 뒤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현역 광역의원 가운데 최다선인 5선의원이다.▶ 18년 동안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반드시 지키고 있는 일이 있다. 지역주민과의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과 주말에는 교회에서 14년째 주차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매일 초심을 잊지 않는 일이야말로 ‘큰 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처음 마음먹은 것을 잊지 말고 계속 유지하자는 뜻을 가진 ‘초심불망’ 이라는 말을 항상 가슴속 깊이 간직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 원구성을 앞두고 감투싸움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시민의 대변자로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원구성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요람인 지방의회를 진흙탕 싸움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몇몇 지방의회의 원구성을 둘러싼 감투싸움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화의 원인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정 정당의 독식과 이해다툼 등에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대화와 토론, 협상의식의 결여에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당의 정치적 차원에서의 해결, 의회운영 규정 등 제도의 보완 등도 중요하지만 대화와 타협, 양보와 배려를 통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방의회 정착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그동안 지방의회가 제한된 권한 속에서 나름대로 그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아직도 지방의회가 완전히 착근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정책을 주민 가까운 곳에서 결정 시행하는데 자치권의 본질인 자치입법·행정·조직·재정권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중앙권한의 대폭적인 지방이양이 필요하다. 또 분권화 시대에 지방의회는 전문적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의원들의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전문 보좌관제 도입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밖에 정당공천제는 민주주의에서 책임정치를 위해 필요하지만, 성숙하지 못한 정당정치로 인해 특정인에게 종속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당공천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공천과정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
- 시민에게 당부의 말씀이 있으면.▶ 항상 우리 시의회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6대 의회 2년을 돌아보면 저를 비롯한 26명의 모든 의원이 서로 협력하여 ‘시민을 위한 의정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흔히 “설거지를 하지 않는 사람은 접시를 깰 일이 없고 접시를 닦지 않는 사람은 잔소리만 한다”는 말이 있다. 접시가 깨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시의회가 시민의 기대에 부응해 올바로 나아갈 때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 주시고, 혹시 그렇지 못할 때는 냉정하게 비판과 질책을 보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smyo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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