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풍부한 주족 원소로 고성능 촉매 개발
서울대 홍승윤 교수 연구팀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자연에 흔한 황 원자 네 개가 한 팀처럼 협력하도록 설계해 값비싼 희귀 금속 없이도 의약품처럼 복잡한 분자를 마지막 단계에서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촉매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홍승윤 교수 연구팀이 여러 주족원소가 하나의 촉매 중심처럼 협동하도록 설계한 '다원자 주족원소 촉매'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주족원소는 주기율표 양쪽의 1·2족과 13~18족 원소로, 탄소·질소·산소·황 등 자연에 풍부하고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소를 포함한다.
현재 촉매는 상당수 팔라듐 같은 전이금속을 사용해 공급이 불안정하고 비싸며, 일부는 독성 문제도 있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주족원소는 자연에 풍부하지만 전자를 유연하게 주고받지 못하고 성질을 조절하기 어려워 촉매 활용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원자 하나의 성질에 기대던 기존 방식 대신, 여러 원자가 힘을 합치도록 하는 전략을 택했다. 탄소 원자 하나를 중심에 두고 황 원자 네 개를 입체적으로 배치했다. 황 원자는 직접 연결되지 않았지만 공간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아 원자 네 개가 한 팀처럼 움직이며 새로운 성질을 갖게 됐다.
이 촉매를 할로젠화 반응에 적용한 결과, 현존 방법 중 가장 높은 반응성과 넓은 기질 범위를 보였다. 특히 기존 방법으로는 반응이 어려웠던 의약품·농약 유사 분자에도 적용 가능하다. 거의 완성된 분자를 마지막 단계에서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어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고 다양하게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할로젠화 반응은 염소·브로민·아이오딘 같은 할로젠 원소를 분자에 붙이는 반응이다. 할로젠이 붙은 분자는 다른 화합물로 바꾸기 위한 출발점이 되고, 의약품의 효능 조절에도 쓰인다.
연구팀은 여러 원자가 반응의 각 단계에서 하나의 팀처럼 협력해 촉매 성능을 높인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고가 금속 사용, 잔류 금속 오염 문제를 완화할 수 있어 의약품, 정밀화학, 기능성 소재 등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 다른 주족원소와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연구를 넓히고 촉매의 안정성과 대량 생산 가능성을 높여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과 글로벌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촉매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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