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신고 후 전화 이용중지 지연…1억3690만원 추가 피해

박정현 "번호 이용중지 절차 개선 필요"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1.15 ⓒ 뉴스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후 전화번호 이용 중지가 지연되는 사이 같은 번호를 이용한 추가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대덕구)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고 접수 후 이용 중지까지 2일 이상 소요된 전화번호 가운데 같은 번호로 추가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5건으로 확인됐다.

5개 전화번호를 통한 추가 피해는 모두 12건으로 피해액은 총 1억 3690만 8000원에 달했다. 대전에서 발생한 한 사건은 최초 신고 접수부터 전화번호 이용 중지까지 7일이 걸렸으며, 이 기간 이틀에 걸쳐 3건의 추가 피해가 발생해 총 4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에서도 이용 중지까지 6일이 걸린 사이 2건의 추가 피해가 발생해 5100만원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용 중지가 늦어지는 데에는 현행 절차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피해자가 피싱범죄 피해신고서를 작성·제출하고 통화내역 캡처 등 증빙자료를 직접 첨부한 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에 이용 중지를 요청해야 한다. 경찰청도 피해자 출석 지연 등의 사유로 이용 중지까지 2일 이상 소요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싱 범죄 전반의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스미싱, 로맨스스캠 등 5대 피싱 범죄의 지난해 피해액은 1조4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131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하루 평균 22억 8000만원 규모의 피해가 이어졌다.

유형별로는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 2578억원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로맨스스캠도 136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3277억원, 로맨스스캠 560억원, 스미싱 202억원, 메신저피싱 56억원, 몸캠피싱 36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유형의 올해 상반기 발생 건수는 총 1만1232건, 검거 인원은 1만 6736명이다.

지역별로 올해 상반기 대전에서는 202건의 보이스피싱이 신고됐으며 피해액은 110억원으로 나타났다. 충남은 324건, 198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세종은 66건, 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서울이 1653건, 94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남부가 1515건, 56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피싱 범죄 조직의 해외 거점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24년 중국 항저우·다롄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1923건, 약 1511억원의 피해를 낸 조직은 피의자 77명이 검거됐다. 이후 2025~2026년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한 조직이 382건, 약 532억원의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피해자가 직접 출석해 서류를 갖춰야만 이용 중지가 되는 구조다 보니 그 며칠 사이에 같은 수법으로 또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통화내역 등 증빙만으로 우선 이용 중지부터 하고 서류는 나중에 보완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싱 범죄 거점이 동남아로 옮겨가는 만큼 국제 공조 수사 체계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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