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의회 60일 넘게 원 구성 파행…여야 동수 서로 '승복·합의' 요구
김찬술 대덕구청장 중재에도 '불투명'
시민단체 "주민피해 늘어나"…책임장치 마련 촉구
-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대전 대덕구의회가 의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출범 60일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제10대 대덕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석씩 차지한 여야 동수 구조다. 민주당은 "합의는 협치의 과정이고 표결은 민주주의의 절차"라며 정해진 규정에 따라 투표한 뒤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앞선 표결에서 선택받지 못한 후보를 협의 없이 반복 등록하는 것은 상대 당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대화를 통한 원 구성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대덕구의회는 협상과 표결을 놓고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주민을 위한 의회 본연의 기능을 저버리고 있다며 의원들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여야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의회 기능이 사실상 멈췄고 주민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대덕구의회가 대덕국민체육센터 재위탁 동의안을 심의하지 못하면서 기존 위수탁 계약이 종료돼 센터가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조직개편과 임기제 직원 재계약 등 일부 행정 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덕구의회의 원 구성 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전반기에는 원 구성에 약 40일이 걸렸고, 2024년 후반기에는 원 구성 완료까지 약 4개월이 소요됐다.
장기화되는 의회 파행에 김찬술 대덕구청장도 직접 중재에 나섰다. 김 구청장은 지난 1일 당초 원 구성 지연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검토했으나 의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전체 의원 8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구청장은 의원들에게 지역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하며 조속한 원 구성과 의회 정상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청장의 중재에도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의원 간 갈등이나 정당 간 자리다툼이 아닌 반복되는 지방의회 파행의 문제로 규정했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원 구성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별 의원들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며 "4대4 동수 구조와 반복적인 원 구성 무산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이 결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회기에는 주민들이 의회 공백에 따른 피해를 직접 체감하고 있는 만큼 일회성 대응보다 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하루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지역 행정학과 교수는 "여야가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원 구성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회 기능 자체가 장기간 멈춰서는 안 된다"며 "표결과 협의가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주민의 대표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장단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일정 기간 내 선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용할 대체 절차 등을 조례에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진보당 대전 대덕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대덕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원 구성과 파행 방지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원 구성을 고의로 지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책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역시 원 구성 완료 시까지 의정 활동비 지급을 제한하는 방안과 최초 원 구성 투표의 기한·횟수를 정하고 반복적인 선출 무산 시 추첨 등 대안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장단 후보 사전 등록과 의회 운영 방향 공개 발표 등을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도 요구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대덕구의회 원 구성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조례 개정 운동과 주민 공론화를 통해 반복되는 의회 파행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pressk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