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심장질환, 가슴 통증 없이도 온다
배민욱 유성선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흔히 가슴 통증이나 강한 두근거림부터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숨이 차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등 일상적인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부정맥이나 심부전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거나 노화, 체력 저하 등으로 생각해 지나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와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다리가 붓거나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심장 상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부정맥은 심장이 정상적인 리듬에서 벗어나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면서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으로,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외에도 쉽게 피로하거나 숨이 차고,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대로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두근거림이 반복되거나 맥박이 불규칙하게 느껴진다면 단순히 피곤해서 생긴 증상으로 넘기기보다 심장 리듬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부전은 심장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이다. 평소에는 괜찮았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이전보다 운동 능력이 떨어졌다면 심장 기능 저하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양쪽 다리나 발목이 붓거나, 밤에 누웠을 때 숨이 차서 잠에서 깨는 야간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심부전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호흡곤란이나 부종 등의 증상은 심장질환 외에도 폐질환이나 빈혈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보다는 필요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맥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검사가 심전도 검사다.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현재 심장 리듬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짧은 시간 동안 시행하는 심전도만으로 이상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24시간 홀터 심전도 등을 통해 일상생활 중 심장 박동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면서 부정맥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심부전이 의심되거나 심장 구조와 기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심전도 판독 보조 기술도 활용되고 있지만, 이는 진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보조적인 수단이다. 검사 결과와 환자의 증상, 병력 등을 종합해 최종적인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전문의의 역할이다.
부정맥과 심부전의 치료는 질환의 종류와 원인, 증상의 정도, 심장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약물치료를 통해 심장 박동을 조절하거나 심장에 부담을 줄이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질환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특히 심방세동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한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서는 폐정맥 주변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펄스장 절제술(PFA)과 같은 치료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다만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는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평소 어떤 증상을 주의해서 살펴봐야 할까. 특별한 이유 없이 두근거림이 반복되거나, 평소보다 활동할 때 숨이 쉽게 차는 경우, 발목이나 다리가 자주 붓는 경우, 어지럼증이나 실신을 경험한 경우라면 심장질환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거나 흉통, 심한 호흡곤란, 실신 등이 갑자기 발생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신속하게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장질환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때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달라진 작은 신호를 살피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반복되는 두근거림이나 숨참, 부종을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자신의 심장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jongseo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