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 전부 내놓는다" 재미 독립운동가 호시한 애국지사 자료 공개

루즈벨트 대통령에 보낸 편지 등 16점 소개…침략 세력 맞서 연대 강조

호시한 지사가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일제강점기인 지난 1940년 6월, 재미 독립운동가 호시한 지사는 당시 미국 대통령인 루즈벨트에게 100달러를 동봉한 편지를 보냈다.

호시한 지사는 미국 유학 중 한인소년병학교 유지단을 조직하는 등 동포를 모아 미국에서 독립운동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 광복군 등에 전달한 독립운동가다.

"100달러가 가진 전부"라고 밝힌 그는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한국인과 같이 이 나라의 복지를 증진하는 데 제 역할을 다했다. (…)어떤 외국인(침략 세력)이 폭탄을 투하할 위험을 감수하며 돈을 쥐고 있기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이 나라에 돈을 내놓는 편이 낫겠다"며 국방 기금에 사용해달라고 적었다.

기부금을 받은 재무부는 입금 확인증과 함께 감사의 내용을 적어 답신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호시한 지사에 대해 "교육과 경제적 기회를 준 엉클 샘(미국)과 이 땅을 돕기 위해 두 번이나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하며 일제의 침략으로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중국 항일 단체 등에도 기부금을 보낸 호시한 지사의 이같은 활동은 일제 등 침략 세력에 피해를 입은 나라들의 연대를 촉구하기 위한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1956년 2월, 미국 LA에서 숨을 거둔 호시한 지사는 60여년이 지난 2021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았지만, 유가족을찾지 못해 훈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후손들이 뒤늦게 추서 사실을 알고 확인 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에야 품에 전달됐다. 이를 계기로 유족들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호시한 지사의 유물 68점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독립기념관은 12일 독립운동가 호시한 지사의 주요 독립운동 행적이 기록된 유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 행사에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와 미국 국방성금 기부 보도 기사를 비롯한 자료 18점이 소개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발행한 임시여행권.(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 가운데 오늘날의 여권에 해당하는 '중화민국 호조(1922)'와 '중국 이름 사용에 대한 진술서'는 당시 한국인들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중국 여권을 발급받아 미국으로 입국한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진술서는 중국 호조를 사용한 당사자가 일제의 압박을 직접 언급하며 남긴 최초의 기록 실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기념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1946년 1월 2일 미주 지역에서 임시정부 주미외교위원장 임병직 명의로 호시한 지사에게 발급된 여권이 최초로 공개됐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광복 이후에도 여권을 발급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실물 자료다.

김희곤 독립기념관장은 "자료 수집이 어려운 시기에, 유족들의 자료 기증은 캄캄한 밤에 큰 번갯불이 비추듯이 세상이 밝아지는 순간"이라며 "호시한 지사의 유물이 재미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알리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 행사에는 96세의 호시한 지사의 딸인 호재숙 선생과 장손 호윤진 부부 등 유가족이 직접 참석해 호시한 지사를 추억했다.

12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자료공개 행사에 참석한 호시한 애국지사의 딸 호재숙 선생./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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