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산불 작년 1건→올해 11건…'아카시꽃 핀 후엔 산불 안난다'는 옛말

장마 이후 무강수·폭염…경남 강수량 10년 평균 대비 67.2%↓
산림청, 진화용수 확보 이동식 저수조 활용…바닷물 활용 계획

산림청 공중진화대 및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에서 민가 및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청 제공.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아카시나무꽃 피는 5월 이후엔 산불이 나지 않는다'란 말은 옛말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5월 무렵부터 산불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고 봤다. 겨울과 초봄에는 낙엽과 마른풀이 많고 토양과 식물도 건조한 상태여서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번지기 쉽다. 반면 봄이 지나면서 나무에 잎이 무성해지고 식물이 수분을 머금으면서 산림의 수분 함량이 높아져 산불이 크게 번질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10년(2016~2025년) 봄철(3~5월)에는 전체 산불의 54.5%가 발생했다. 특히 피해면적 100ha 이상 대형산불은 38건 중 28건(약 74%)이 3~4월에 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상기후현상이 나타나면서 산불조심기간 외 여름철, 겨울철에도 산불이 잦아지고 있다. 산불의 연중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8월 들어 11일 현재 산불은 11건 발생한 가운데 산림 피해면적은 1.15ha로 집계됐다. 1건, 0.17ha 피해면적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된다.

올해 6~7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315.4㎜로 최근 10년(2016~2025년) 평균 439.3㎜보다 123.9㎜ 적었다.

6월 강수량은 95.4㎜로 최근 10년 평균 139.9㎜보다 적었고, 7월 강수량은 220.0㎜로 최근 10년 평균 299.4㎜보다 적었다.

지역별로는 경남(부산·울산 포함)의 6~7월 누적 강수량이 161.9㎜로 최근 10년 평균 493.6㎜보다 크게 적었다. 최근 10년 평균보다 약 67.2% 감소한 수치다.

전북은 266.7㎜로 최근 10년 평균 476.3㎜에 못 미쳤으며 전남(광주 포함)은 289.4㎜로 평균 451.9㎜보다 적었다.

12일 산림청에 따르면 8월 중순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고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6~7월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산불 신고가 31건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경남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경기 각 10건, 충남 8건, 울산 7건 순이었다.

산불 대응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7월 중하순 장마 종료 이후 무강수와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8월 중순까지 강수예보가 적어 산림 내 수분 감소에 따른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장기 전망에 따르면 8월 10일부터 9월 6일까지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으로 산불 진화 여건도 불리해지고 있다. 지자체 임차헬기는 봄철 86대에서 여름철 29대로 57대 감소했고, 녹음으로 헬기 진화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진화인력의 안전과 진화용수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산림당국은 오는 30일까지 산불 예방·대비·대응을 강화한다. 폭염·건조특보 등 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산불취약지 순찰과 드론·CCTV 감시체계를 확대한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와 산림재난대응단을 집중 배치하고 ‘산림드론감시단’을 적극 운용하는 한편 불법소각과 여름철 산림 내 계곡·하천 등의 불법취사·흡연·화기 사용 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진화용수 확보를 위해 가용 담수지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동식 저수조 108대를 활용한다. 관계기관과 협력해 진화용수 공급체계를 정비하고 대형헬기의 바닷물 활용에 대비한 ‘씨스노클’도 활용할 계획이다. 씨스노클(Sea Snorkel)은 산불 진화헬기가 바닷물을 직접 흡수해 산불 진화에 사용하는 장비다.

폭염·건조특보 등 고위험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은 주말에도 1대 이상의 헬기를 비상 대기시킬 계획이다.

지상진화에서는 드론산불진화대 10개단 27대를 개활지와 급경사지, 암석지 등에 적극 활용한다. 주요 시설물 보호와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산불 지연제(리타던트)도 활용할 방침이다.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폭염과 가뭄으로 진화용수 확보가 어려워지고 산불진화대원의 온열질환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산불진화대원 안전·보건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헬기와 드론 등 가용자원을 적극 활용해 여름철 산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