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결박, 외할머니 구속…숨진 11세아 살던 교회서 무슨 일?
숨진 아동 38시간 묶였던 상태…잦은 이탈 막으려 훈육 넘어 학대 정황
미성년 친모 가출 후 외조모·목사가 보호…"모두 불행" 교인들 안타까움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구조된 지 3시간여 만에 숨진 11살 아동의 외할머니와 교회 목사가 구속되면서 이들의 범행 동기와 아동의 성장 환경에 관심이 쏠린다.
충남경찰청은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로 교회 목사 B 씨(62·여)와 A 군의 외할머니 C 씨(50대)를 차례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A 군을 침대에 결박하는 방법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약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도 A군의 손목과 발목에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멍 자국이 있었다고 기록했다.
핵심 피의자들이 구속되면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 군이 반복적으로 교회를 벗어나자 추가 이탈을 제지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 군은 지난 2일과 3일, 교회 인근 편의점이나 식당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탁받은 시민들은 A 군을 경찰에 데려다줬지만 결국 교회로 되돌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가 돌아다니는 게 반복되면서 외할머니와 교회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교육하려다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도 대체로 범행은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외할머니 B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끝났다.
다만, 오랜 시간 이들의 관계를 지켜본 교회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교인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A 군은 출생 후 줄곧 외할머니와 목사의 보호 아래 있었다. A 군의 친모는 출산 당시 미성년으로, 출산 이후에는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손자를 맡아 키우던 B 씨는 목사의 도움을 받았고, A 군도 목사를 따르며 교회에서 생활했다고 교인들은 증언했다.
A 군을 어린 시절부터 봤다는 한 교인은 "돌발 행동을 할 때가 있었지만 말도 곧잘 하는 평범한 어린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A 군이 성장하면서 갈등이 잦아졌다고 했다. A 군은 교회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이상 행동과 학교 폭력 등으로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A 군이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것도 이 시기라고 전했다.
이후 외할머니가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기도 하는 등 갈등이 계속되자 A 군을 병원에 입원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A 군은 올해 초 교회로 돌아왔고 고통 속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됐다.
한 교회 관계자는 "외할머니가 힘들게 키우니까 목사가 헌신하며 함께 돌봤다. A 군의 행동 특성 때문에 전문 기관에 맡기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결국 모두가 불행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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