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숲으로 행복한 임업인과 국민, 현장에서 답을 찾는 규제 합리화
박은식 산림청장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꿔 수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임업은 무엇보다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산업이다. 오늘 심은 나무가 내일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 심지어 한 세대가 가꾼 숲의 결실을 다음 세대가 거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산불, 병해충 피해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임업인의 경영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푸른 산림을 갖게 된 것은 산림의 66%를 차지하는 사유림 산주와 임업인들이 오랜 시간 묵묵히 숲을 가꾸고 지켜온 노력 덕분이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처럼 숲이 주는 혜택은 국민 모두가 누리지만, 정작 숲을 가꾸는 임업인들은 각종 규제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 왔다.
산림청이 규제합리화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규제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산주와 임업인들이 희망을 갖고 산림을 경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임업이 활성화되면 산림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고, 울창한 숲의 혜택은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임업인과 산림소유자, 산림산업 종사자들이 직접 제기한 불편사항을 중심으로 규제합리화를 추진해 왔다. 최근 발표한 31건의 규제합리화 과제 중 상당수는 현장간담회와 정책고객 토론회 등을 통해 발굴한 것들이다.
먼저 임업인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여러 제도를 개선했다. 임업소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기존 연 6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해 세 부담을 크게 줄였고, 임업용 기자재에 대한 세제지원도 2028년까지 연장했다. 또 귀산촌인의 자금 지원 대상과 겸업 조건을 완화해 청년과 신규 임업인들이 보다 쉽게 산림 분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산림경영 과정에서 겪는 행정적 불편도 개선하고 있다. 산림경영계획 인가 처리 기간을 단축하고 현장 여건을 반영해 적용 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임산물 생산·유통 장비 지원 기준 역시 대폭 완화해 더 많은 임업인이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산림공익가치 보전지불제 도입은 임업인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변화의 결실이다. 산림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해 경영활동에 제약받으면서도 묵묵히 숲을 지켜온 이들이 적지 않다. 산림공익가치 보전지불제는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희생과 부담을 감내해 온 산주와 임업인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제도화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규제합리화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산불, 산사태 같은 산림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규제는 더욱 촘촘하게 보완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의 산지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산림 인접 건축물에 대한 산불·산사태 안전 검토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민가 주변 위험목 제거를 허용하고 산사태 예방 관리범위도 확대했다.
산림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무조정실과 함께 올해 66건의 규제합리화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임업직불금 지급 과정에서 부과하던 공동활동 참여의무 폐지, 임업정책자금 신청 거리제한 완화 같은 임업현장의 애로 해소는 물론 산촌체류형 쉼터 제도 도입, 육상풍력 활성화를 위한 산지 이용기준 개선 등 새로운 산업 기회를 만드는 과제들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임업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규제합리화 현장모니터링단'을 운영해 개선된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오늘의 푸른 숲은 수많은 산주와 임업인들의 땀과 헌신 위에 조성됐다. 산림청은 숲을 가꾸는 사람들이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현장의 문제점들을 찾아 해소할 것이다. 숲으로 행복한 임업인, 숲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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