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까"…재정난에 시름 깊은 허태정 당선인

지방채 누적 등에 재정 여력 없어…대대적 구조조정 불가피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17일 대전 서구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열린 근로자와 대화에서 노동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6.17 ⓒ 뉴스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박종명 기자 = 허태정 대선시장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선 9기 대전시정이 7월 출범하지만 대전시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허 당선인은 17일 오전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열린 노동자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재정 상황 보고를 받았는데 대전시 재정 적자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수천억 원의 재정이 부족한 상황이고 내년엔 더 커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있어 공약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며 "현재 진행되는 사업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 당선인의 지적처럼 대전시 재정은 우려할 만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전시의 지방채 누적액은 1조 6096억 원으로 한 해 이자 부담액만 349억 원에 달한다.

시는 올해도 도시철도 트램 100억 원 등 모두 20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재정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허 당선인은 민생 회복을 위해 취임 즉시 1호 공약인 '온통대전 2.0'과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뒷받침할 재정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으로 추진되는 트램 사업은 전기, 통신, 가스 등 지하 매설물 이설 등에 1500억 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소요된다. 환율 등의 문제가 겹칠 경우 총사업비가 2조 원까지로 늘어날 수 있어 재정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지방채 발행의 경우 대전시가 일반회계의 20% 수준으로 관리한다고 발표한 수준(19.1%)에 육박하고, 발행 요건도 정해져 있다. 여기에 행안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라 재정 문제를 풀어가기 쉽지 않은 처지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사업 등 기존 민선 8기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함께 경상비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교부세 지원 증액 요구와 지방채 발행 한도를 풀기 위한 중앙정부 설득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 당선인이 지난 15일 김민석 총리와의 광역단체장 당선인 간담회에서 "지방세수 감소와 과다 집행이 겹치면서 지방재정이 파산 위기"라며 "지방재정이 숨 쉴 수 있도록 교부금을 증액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대전시 한 공무원은 "시정 교체가 겹치는 시기에는 새로운 사업을 위한 재정 요구가 분출하면서 재정 문제가 거론되기 마련"이라며 "기존 살림살이를 꼼꼼히 진단해 옥석부터 가리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cmpark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