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물차 교통안전, 운전자의 휴식과 점검에서 시작된다
이혜옥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장
화물차는 우리 생활과 산업을 움직이는 중요한 물류 수단이다. 그러나 차체가 크고 중량이 무거운 만큼 사고가 나면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순간의 졸음, 순간의 시선 이탈, 사소한 정비 불량, 불안정한 적재 상태가 고속도로에서는 치명적인 사고 원인이 된다.
한 예로, 지난 3월 18일 서해안고속도로 포승분기점 인근에서 화물차 타이어 이탈 사고가 발생했다. 반대편 차로를 주행하던 화물차의 타이어가 고속버스 전면 유리를 관통했고,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가 사망하고 승객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화물차 관련 사고가 고속도로에서는 얼마나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화물차 사고의 위험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3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관련 인명손실은 2023년 64명, 2024년 84명, 2025년 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고속도로 인명손실의 50.1%에 해당한다. 원인별로는 졸음운전·전방주시 태만 189명, 안전거리 미확보 11명, 정비불량 7명, 과속 등 기타요인 22명으로 나타났다.
화물차 교통안전은 거창한 구호보다 기본 실천에서 시작된다. 충분히 쉬고, 출발 전 점검하고, 기준에 맞게 싣는 일이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앞서 살펴본 통계와 같이 졸음운전과 전방주시 태만이다.
화물차 운전자는 장시간 운행과 불규칙한 근무환경에 노출되기 쉽다. 피로가 쌓이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반응속도도 늦어진다. 고속도로에서는 단 몇 초의 졸음이나 시선 이탈만으로도 앞차와의 거리를 놓치거나 정체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화물차는 제동거리가 긴 만큼 그 결과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졸음은 의지만으로 버틸 수 없다. 운전 중 졸음이 느껴지면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껌을 씹는 등 즉시 조치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휴식이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2시간 운전 후 15분 이상 쉬는 습관이 필요하다. 잠시 멈추는 선택이 더 큰 위험을 막을 수 있다.
차량 정비와 출발 전 점검도 중요하다. 타이어 마모, 공기압 부족, 휠 너트 체결 불량, 제동장치 이상, 등화장치 불량은 평소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고속 주행 중에는 큰 위험으로 변한다. 특히 타이어 파손이나 부품 탈락은 해당 차량뿐 아니라 주변 차량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출발 전 타이어 상태와 공기압, 브레이크와 등화장치 작동 여부, 주요 부품 이상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 '확인하고 출발하자'는 습관이 필요하다. 차량 점검은 화물차 운전자가 고속도로에 오르기 전 지켜야 할 기본 책임이다.
과적과 적재불량 역시 반드시 줄여야 할 위험 요인이다. 과적과 적재불량 역시 반드시 줄여야 할 위험 요인이다. 2025년 기준 전국 고속도로 화물차 과적·적재불량 단속 건수는 20만3219건에 달한다. 일평균 557건으로, 2~3분마다 한 건씩 적발된 셈이다. 과적은 제동거리를 늘리고 전복과 타이어 파열 위험을 높인다. 적재물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 낙하물 사고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금 더 싣기 위한 선택, 대충 묶고 출발하는 습관은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가 될 수 있다. 적재물은 기준에 맞게 싣고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운행 중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가까운 휴게소나 안전한 장소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는 화물차 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정비불량 합동 단속을 월 7회 이상 실시하고, 화물차 무상점검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계절별 위험 요인에 맞춘 안전운전 수칙을 문자메시지로 안내하며 졸음운전·도로살얼음 등 시기별 사고 위험 저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현장 단속원을 중심으로 화물차 안전기준 위반 행위 6125건을 신고하는 등 위험 요인 관리에도 힘써왔다.
대전충남본부는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화물차 운전자의 안전한 운행을 돕는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다만 단속과 캠페인만으로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위험을 미리 살피고 안전수칙을 생활화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늘의 작은 주의와 책임 있는 운전이 무사한 하루로 이어지길 바라며, 모든 화물차 운전자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기대한다.
jongseo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