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행동하는 유치원생 팔 붙잡아 멍들게한 교사, 학대인가 훈육인가

1심 벌금 500만원 유죄판결에 항소…검찰은 "얼굴도 때려" 주장
"놔두면 방관, 훈육하면 학대" 전교조, 무죄판결 촉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 등 노조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대전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의 팔에 멍이 들게 해 유죄 판결을 받은 유치원 교사에 대한 2심 무죄 선고를 요구하고 있다. ⓒ 뉴스1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과격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제지하려다 멍이 들게 한 교사가 아동학대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대해 교육계 일각의 반발이 일고 있다.

해당 교사는 정당한 교육적 행동이었다고 항소했는데, 검찰은 신체적 학대가 분명하다고 맞서고 있어 항소심 판결이 주목된다.

13일 전교조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2023년 6월 세종시의 한 유치원에서 시작됐다. 당시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A 씨(35·여)는 B 양(6)과 대화하던 중 B 양이 울면서 과격한 행동을 하자 양 팔을 강하게 잡아 말렸다. 이 때 B 양의 팔에 멍이 들어 그는 결국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당시 B 양은 오전부터 유치원 친구와 다투고 화가 나 교실 문을 막아서고 점심을 먹지 않겠다고 투정을 부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로 B 양에게 밥을 먹이고 훈육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데, 검찰은 피해 아동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때 A 씨가 B 양을 강하게 붙잡아 학대한데 이어 볼을 멍이 들도록 때렸다고 판단했다.

법정에서 A 씨는 학대에 해당하지 않거나 학대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자신과 주변 원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은 당시 A 씨와 B 양이 다른 아이들과 떨어져 있었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아동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던 점, 학부모와의 대화와 면담에서 "저도 맞았다. 우는 과정에서 말리느라 욱해서 감정적으로 대했다"고 말한 점 등에 비춰 정당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검사가 주장한 아동의 얼굴을 때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B 양이 과하게 몸부림치는 등 다른 원인으로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있고, 멍이 들 만큼 강하게 때렸다고 볼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A 씨는 정당한 행위를 학대로 인정할 수 없고, 죄가 있더라도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검찰은 원심의 일부 무죄 판결과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하면서 2심에서도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학대의 고의가 없는, 피해 아동과 주변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소극적 제지였을 뿐"이라며 "교육활동에 의한 정당한 행위였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히 1심이 판결 근거로 삼 아동학대처벌법상 가중처벌 조항은 사건이 발생한 뒤 제정됐다며 이 자체로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최후변론에서 A 씨는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고자 한 행동이 신체적 학대로 판결내려져 당혹스럽다"며 "억울한 사정을 살펴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항소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는 6월 A 씨에 대한 2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 사건에 대해 "정당한 교육활동이 범죄가 되는 게 현실"이라며 2심 무죄 판결과 교권 보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세종지부 등 노조 관계자들은 항소심 재판이 열린 13일 대전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심 유죄 판결에 대해 "전국 교사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결국 심각한 교육 위축으로 이어진다"며 "이번 판결이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을 같이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문제 행동을 놔두면 방관이고 훈육하면 학대가 된다"며 아동복지법 적용 대상에서 교사를 제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