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향한 관심, 재미로 전락 안 돼…동물원 시설 개선해야"

동물단체 동물자유연대, 어웨어 논평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다가 구조된 늑구(대전시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무사귀환한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이 동물을 향한 인식 향상과 동물원 시설 개선을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2018년 같은 시설에서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끝내 사살됐던 비극과 달리 이번에는 동물의 죽음 없이 무사히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생포를 목표로 열흘간 최선을 다했던 수색팀의 노력 또한 감사할 일"이라고 운을 뗐다.

단체는 "뽀롱이가 탈출한 뒤 울타리를 높인 동물원에서 이번에는 늑구가 땅을 파고 울타리 아래로 탈출했다"며 "시설을 보수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늑구가 돌아온 동물원에는 호기심 어린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이 관심이 유명 동물을 소비하는 단순한 재미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의 시선은 곧 사안을 바라보는 사회의 방향성"이라며 "동물원 밖으로 나온 늑대를 '위험한 가해자'가 아니라 '낡은 시스템의 피해자'로 인식하게 된 것처럼 오늘의 관심이 동물원의 존재 이유까지 바꾸게 만들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이번 사건을 통해 공영동물원의 안전 관리와 인력 운영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영동물원에서 인력 부족으로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공영동물원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간동물원과 불법 전시시설"이라며 "수의사와 숙련된 사육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는 공영동물원과 달리 대부분의 민간동물원은 동물복지와 안전관리 수준이 현저히 낮다"고 꼬집었다.

이어 "허가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 예산을 투입해 허가 동물원 수를 확대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번 '늑구' 사건을 계기로 야생동물이 사육·전시되는 모든 시설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정책의 방향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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