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허벅지 마취총에 탈출극 마침표…배속 낚싯바늘 긴급 제거(종합)
유등천 넘어 안영IC 인근서 포착…"또 놓칠라" 신중 접근
"상태 확인 후 합사"…시 "오월드 감사 후 행정처분 검토"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한 수컷 늑대 '늑구'가 열흘간의 추격전 끝에 무사히 포획됐다. 수색 당국은 수차례 오인 신고로 헛걸음해 거점 수색을 포기하려던 찰나 늑구를 발견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늑구가 당국에 포착된 건 16일 오후 11시 47분께 대전 중구 안영IC 인근 산자락이었다. 이날 오후 5시께 1㎞가량 떨어진 만성산에서 늑구를 봤다는 시민 제보를 접수해 반경을 수색했으나 늑구를 발견하지 못하던 때였다.
소방 당국이 주변 진입로를 차단하고 계속 수색했으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철수하려던 찰나, 늑구의 모습이 마침내 드론에 포착됐다.
이때부터 1시간 동안 이어진 포획작전은 긴박하게 전개됐다. 드론 기사 2명이 상황을 살피며 늑구를 계속 주시했고, 당국은 포위망을 서서히 좁혀갔다.
이후 당국은 17일 오전 0시 17분께 늑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 수의사 등을 현장에 배치해 포획 준비에 들어갔다. 이어 0시 39분께 마취총으로 늑구를 마취해 0시 44분께 포획에 성공했다.
마취총 발사 직전 늑구는 수색팀을 발견, 곧바로 뛰쳐나갔다고 한다. 다행히 마취총이 늑구의 허벅지 부위에 적중했고, 마취총을 맞은 늑구는 약 5분간 비틀거리며 도주를 시도하다 인근 수로에 빠졌다. 그렇게 열흘간 이어진 추격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포획 당시 늑구의 맥박과 체온은 모두 정상이었다. 당국은 검사 중 늑구의 위장에서 2.6㎝ 크기의 낚싯바늘을 발견했는데, 내시경으로 안전하게 제거한 상태다.
늑구는 도망치면서 먹이활동을 계속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예상보다 조금 더 야윈 상태라고 당국은 전했다.
오월드 측은 향후 늑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빠르게 합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오월드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행정처분과 책임자 처벌을 검토할 방침이다. 오월드 개장 시기는 이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월드 관리 주체인 대전도시공사 정국영 사장은 "늑대 탈출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보호와 종 보전의 목적이 있는 동물원으로서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외부 전문가와 시스템 등 대대적인 점검을 벌이고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공사와 오월드는 주변 도로 옹벽까지 방책을 설치하고 각 동물의 특성을 분석해 울타리를 높이는 등 재발 방지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께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했다. 오월드는 개장 전 점검 과정에서 늑대 무리 중 1마리가 사라진 것을 발견, 입장을 막고 자체 수색하다 40여 분 뒤 중구와 소방에 신고했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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