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공공기관도 원청 사용자"…과기계 파장

충남노동위, 하청노조 교섭요구 공고 시정신청 인용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최지환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원회 첫 판단이 나왔다.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적용 범위를 구체화한 사례로, 외주·간접고용에 의존해 온 과학기술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일 심판회의와 판정회의를 열고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공공연대노조는 4개 기관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해왔으나 기관들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아 노동위에 시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특히 연구현장의 업무 지시와 근무환경, 인력 운영이 원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용자 책임 역시 원청이 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동위는 해당 기관들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해 공고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노동위는 "원청인 공공기관이 절차적으로 신청인인 노조와 교섭, 즉 대화에 임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간접고용 구조 문제를 제기해 온 과기계 노조의 주장과 맞물리며 향후 출연연을 포함한 공공 연구기관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 성명을 내고 "노조법에 따라 모범적인 공공기관 사용자의 역할을 다하라"며 출연연 등 공공 연구기관이 하청노조의 단체협약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개정 노조법 시행 첫날부터 교섭을 요청했지만, 원청 사용자로서 교섭에 응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9개 출연연 사용자 등이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역할을 촉구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