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면 부품까지 거름되는 친환경 로봇 전자 시스템 개발

서울대학교 강승균 교수 연구팀

완전 퇴비화 가능한 소프트 로봇 시스템(로잔연방공과대학 김경섭 박사후연구원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고성능·고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용 후 완전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완전 생분해·퇴비화 소프트 로봇 전자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강승균 교수 연구팀이 고내구성을 갖춘 생분해성 엘라스토머와 무기 전자소자를 통합해 구동 후 산업용 퇴비 환경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소프트 로봇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로봇과 전자기기의 보급 확대로 전 세계는 새로운 환경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UN 산하 조사기관인 UNITAR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자폐기물은 약 6200만톤에 달하며, 그 중 상당수는 재활용되지 않은 채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

특히 소프트 로봇과 로봇용 전자 시스템은 열경화성 고분자 엘라스토머, 합금 및 외인성 반도체 등 복합 소재가 다층 박막 형태로 결합돼 있어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자연 분해도 되지 않는 '지속 불가능한 기술'로 지적돼 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고내구성 생분해 엘라스토머(PGS), 생분해 접착제(PBTPA), 마그네슘·몰리브덴·규소(Mg·Mo·Si) 기반 생분해 무기 전자소자를 통합했다. 이를 통해 낮은 응답지연(히스테리시스)과 우수한 복원력을 바탕으로 100만회 이상 안정적인 반복 구동이 가능한 고내구성 소프트 로봇 손가락과 다중 감각 전자 시스템을 구현했다.

완전 퇴비화 가능한 소프트 로봇 시스템 홍보영상 갈무리(한국연구재단 제공) /뉴스1

이는 생분해 소재 기반 소프트 로봇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인 구동과 전자 기능 통합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시스템은 곡률·변형·촉각·온도·습도·pH 센서를 포함한 다중 감각 전자소자를 로봇 구조에 집적해 정밀한 센싱 기능을 구현했다. 히터, 전기 자극기, 약물 방출 소자 등 능동적인 기능도 전자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생분해 구조체 수준을 넘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고집적 생분해 소프트 로봇 전자 플랫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로봇 전체 시스템을 산업용 퇴비 환경에 노출시켰을 때 구조체와 전자소자가 수개월 내 미생물 작용에 의해 완전히 분해됨을 확인했다.

분해 후 생성된 퇴비를 이용한 식물 재배 실험에서 정상적인 생장이 이뤄져 환경 독성이 없음도 입증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과 전자기기가 남기는 폐기물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미래의 지속가능한 로봇 기술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