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주민 살해 양민준 2차 공판…"엄벌" 유족 법정서 호소

"노부모 거주, 소음유발 요인 없었다" 억울함 호소
양민준 "편지쓸까 고민, 죄송하다"…25일 속행

검찰에 송치된 '천안 층간소음 살해' 피의자 양민준이 12일 천안 동남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12 ⓒ 뉴스1 최형욱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층간소음 피해를 주장한 양민준이 휘두른 흉기에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법정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1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진)에서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민준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양 씨는 지난해 12월 4일 오후 2시 32분께 천안 천안시 쌍용동의 한 아파트에서 위층 거주자인 70대 A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의 아들 A 씨가 재판 절차 중 피해자 진술권을 얻어 법정에 출석했다. 증인석에 앉은 A 씨가 1m 남짓 떨어진 양민준과의 대면을 거부해 가림막이 설치된 채 절차가 진행됐다.

A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억울함을 말하고 싶었다"며 진술권 신청 이유를 밝히고, 자신이 목격한 상황들을 증언했다.

A 씨에 따르면 피해자는 2008년부터 해당 아파트에 거주했다. 양 씨가 아랫집으로 이사 온 것은 약 10년 전으로 5~6년 전까지는 갈등이 심하지 않았다. 이후 층간소음을 이유로 양 씨가 아버지 집을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다.

A 씨는 "피고인이 무턱대고 집에 들어와 거실과 베란다를 살폈다. 심지어 누나들이 집에 있을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며 "부모님 모두 아침에 나갔다가 집에서 식사하시고 다시 저녁에 들어왔고, 운동기구나 소음을 유발할 요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고인의 악성 민원에도 관리사무소는 전화로 확인만 하는 등 층간소음 분쟁 등을 통한 소음측정 등의 조치는 없었다"며 "결국 아버지는 '일기장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 평소처럼 생활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아 치료받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데 피고인은 아무런 사과 없이 심신미약 등을 주장해 감형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피해자들이 고통을 받지 않도록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양민준도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유족들께 편지를 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괜히 상기시키는 것 같았다"며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양민준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수년간 뇌전증 치료를 받는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25일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