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디스크·협착증 수술의 진화, 양방향 내시경이 바꾼 풍경

백승현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백승현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뉴스1

내시경 하면 대부분 건강검진 때 받는 위·대장 검사를 떠올린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내시경의 영역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복강경을 이용한 간·폐 등 장기 수술은 이미 보편화됐고, 최근에는 척추 질환 치료에도 내시경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목과 허리 통증의 주된 원인인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역시 내시경 수술로 치료하는 시대다.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수십만명에 이른다. 특히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층에서 척추 질환이 흔해지면서 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 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강하다. "허리는 칼 대는 것 아니다", "수술해도 재발한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이는 과거의 수술 방식이 큰 절개와 전신마취를 동반했고, 출혈과 장기 입원 부담이 컸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과거 개방형 척추수술은 수술 후 회복 기간이 길고, 고령 환자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됐다.

이후 현미경 수술이 도입되면서 절개 범위가 줄고, 신경 주변을 확대해 보며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게 됐다. 현재도 현미경 수술은 표준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척추내시경 수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척추내시경 수술은 피부 절개를 1㎝ 미만으로 최소화한 뒤, 병변 부위 가까이까지 카메라를 삽입해 모니터를 통해 확대된 시야로 치료하는 방식이다. 달릴 때 무릎에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리듯, 척추 역시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하중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탈출된 디스크나 두꺼워진 황색인대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데, 내시경은 이런 병변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내시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최소 침습성이다. 절개 부위가 작아 근육 손상이 적고 수술 후 통증이 비교적 적다. 출혈량이 적어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드물다. 또한 수술 중 지속적인 생리식염수 세척이 이뤄져 감염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로 최소 침습 척추수술은 전통적 개방 수술에 비해 감염률과 입원 기간을 줄였다는 연구 결과들도 축적되고 있다.

마취 방식 역시 변화했다. 과거에는 대부분 전신마취가 필요했지만, 내시경 수술은 경우에 따라 부분마취로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고령자나 당뇨·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도 수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고령 환자 비율이 높은 척추관협착증 치료에서 특히 의미 있는 변화다.

최근 주목받는 방식은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이다. 기존 단방향 내시경 수술이 하나의 통로로 카메라와 기구를 함께 삽입하는 방식이라면, 양방향 수술은 두 개의 작은 절개를 통해 각각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분리해 넣는다. 이로 인해 시야 확보와 기구 조작의 자유도가 높아져, 관절이 심하게 비후된 경우나 여러 부위를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집도의가 양손을 활용해 수술할 수 있어 수술 효율성 또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내시경 수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병변의 위치와 범위, 신경 압박 정도, 척추의 불안정성 여부 등에 따라 현미경 수술이나 고정술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병원이나 기구의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병변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진단받고 수술 방법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는 일이다.

의료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통계가 보여주듯 척추 질환 환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치료 방법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과거의 인식에 머물기보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전문의 상담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