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은 우리가 감당"…시민 위해 관행 깨버린 천안시 공무원들
요양시설 시공사 공사 지연…유치권 행사 헤치고 업체 재선정
공사 재개 1년 여 만에 준공…시설2팀 "복지공백 해소 보람"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그때 결단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공사 중일 거예요"
공사 중단 위기를 극복하고 천안시립 노인요양시설의 준공을 이끈 천안시 공공시설과 이은경 시설2팀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팀장은 "관행적으로는 기존 시공사와 소송을 마무리하고 시공사를 재선정해 공사를 재개하지만, 시민들이 간절히 기다려 온 사업을 늦출 수 없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천안시립 노인요양시설은 천안 목천읍에 건립된 노인 치매 전담 요양시설이다. 민선 8기 핵심 복지사업으로, 지난 2022년 착공했다.
하지만 첫 삽을 뜨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다. 시공사가 경영난을 겪으며 120억 원의 공사대금을 압류당했고, 임금마저 지급하지 못해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공사 지연으로 시는 사업비 증가라는 비용 부담과 함께 2024년 5월 준공하겠다는 시민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안게 됐다.
공사 재개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하며 현장을 점유해 손쓸 방법이 없었다.
계약 해지 후 시공사와 법정 다툼을 마무리한 뒤 새로운 시공사를 재선정하는 길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소송 기간이 길어질 경우 사업이 수년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모든 위험을 제거하고 안전을 선택하는 행정의 관행으로는 용인될 수 있는 방안이었다.
천안시의 선택은 달랐다. 기존 시공사와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즉시 계약을 해지했다. 선급금 등 14억 원을 신속하게 환수하고, 지역 업체와 수의 계약으로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했다.
기존 시공사는 소송을 제기하고 공사장 진입을 막아서며 대항했다.
시는 길이 막히자 진입로를 새로 뚫었다. 경찰과 공조해 기존 시공사의 유치권 점유에 강력하게 대응했다.
새로운 시공사는 기존 근로자와 협력 업체들의 고용을 승계하며 공사를 빠르게 재개했다.
관행을 깬 적극적인 행정으로 장기간 표류할 위기에 놓였던 노인요양시설은 공사 재개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준공을 했다. 내부 시설 설치와 점검을 마친 뒤 올해 상반기 중 개소할 예정이다.
이은경 팀장은 "공사 중단이 길어질수록 시민 복지 공백이 커지고 지역 영세 업체 피해도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계약 해지 시 법적 다툼이 예상됐지만 '소송은 우리가 감당한다'는 생각으로 관행을 깨고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지자체의 유사한 사례와 비교해 법적 분쟁으로 15개월 이상 방치될 뻔한 현장을 3개월 만에 정상화 시킬 수 있었다"며 "지역 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지 공백 우려를 해소해 보람이 컸다"고 덧붙였다.
천안시는 이은경 팀장과 박태순 주무관을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업무처리로 시민 편익을 높인 적극행정 최우수 사례로 평가하고, 하반기 적극행정 스타공무원으로 선정했다.
시는 이와 함께 식량 공백 위기를 막아낸 '푸드뱅크 재건' 등 적극행정 우수 사례 5건, 8명의 공무원을 함께 스타공무원으로 선정하고, 이들에게 포상금과 인사상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issue7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