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헬멧은 안녕…일상서 모자처럼 쓰는 탈모 치료 OLED 개발

KAIST-홍콩과기대 공동연구
근적외선 방출로 모낭세포 노화 억제

직물 기반 근적외선 OLED의 프로토타입 및 광치료 효능(KAIST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홍콩과학기술대 윤치 교수팀과 공동으로 직물처럼 유연한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플랫폼에 특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광원을 적용한 비침습 탈모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탈모 개선을 위한 약물 치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광치료가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탈모 치료용 광기기는 딱딱하고 무거운 헬멧형 구조로 제작돼 사용 환경이 실내로 제한되고 발광다이오드(LED)나 레이저 기반 점광원 방식을 사용해 두피 전체에 균일한 광조사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작은 점에서 빛을 내는 점광원 대신 넓은 면 전체에서 고르게 빛을 방출하는 면 OLED를 탈모 치료에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천(직물)처럼 유연한 소재 기반의 근적외선(NIR) OLED를 모자 안쪽에 통합해 광원이 두피 굴곡에 맞춰 자연스럽게 밀착되고 두피 전반에 균일한 광 자극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또 탈모 진행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모낭 세포 노화 억제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착용형 기기 구현을 넘어 탈모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설계해 광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데 있다.

직물 기반 근적외선 OLED 모자를 이용한 광 치료 모식도(KAIST 제공) /뉴스1

연구팀은 빛의 색에 따라 세포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디스플레이용 OLED에 사용되던 파장 제어 기술을 치료 목적에 맞게 확장했다. 이를 통해 모낭세포 중에서도 모낭 맨 아래에 위치해 모발 성장을 조절하는 핵심 세포인 '모유두세포' 활성에 최적인 근적외선만을 선택적으로 방출하는 맞춤형 OLED를 구현했다.

개발된 근적외선 OLED의 효과는 인간 모유두세포(hDPCs)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세포 노화 평가 결과, 근적외선 OLED 조사 조건에서 대조군 대비 약 92% 수준의 세포 노화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기존 적색광 조사 조건보다 우수한 결과다.

제 1저자인 조은해 박사는 "딱딱한 헬멧형 점광원 장치 대신 천처럼 부드러운 직물 기반 OLED를 모자 형태로 구현해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광치료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설계해 모낭 세포 노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점이 핵심 성과"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OLED는 얇고 유연해 두피 곡면에 밀착할 수 있어 두피 전체에 균일한 빛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전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