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세포 내 소기관 '이동 순간' 세계 첫 실시간 영상 포착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세포 안에서는 매 순간 수많은 소기관이 생성되고 이동하며 생명 활동을 이어간다. 이들의 이동은 세포 내부 구조를 따라 정교하게 이뤄진다. 그러나 소기관이 인접한 이동 통로로 옮겨 타는 이른바 '환승'의 순간은 관찰되지 않고 지금까지 가설로만 존재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조민행 단장과 홍석철 교수 연구팀이 이 환승의 순간을 세계 최초로 실시간 영상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간섭산란 영상 기법 기반 현미경(DySLIM) 장치를 이용해 소포체에서 생성된 자가포식체가 인접한 미세소관으로 이전되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자가포식체·소포체·미세소관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도록 다중 모드 영상 시스템을 함께 구축했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단백질과 오래된 소기관을 분해·재활용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명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자가포식체는 인접한 소포체와 접촉하며 막을 형성하는 성분인 지질을 공급받아 성장한 뒤, 분해 효소를 가진 라이소좀과 융합하기 위해 미세소관을 따라 이동한다.
이때 소포체와 미세소관이 맞닿는 접합점에서 일어나는 '이전 현상'은 오랫동안 가설로만 제시돼 왔으며 실제로 관찰된 사례는 없었다.
이 미지의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가포식체의 형성과 성숙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LC3 단백질에 형광 표지를 붙여 자가포식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빛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단백질이 미세소관에도 함께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해 하나의 형광 신호만으로 자가포식체와 미세소관을 동시에 구분해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구현했다.
하지만 형광 신호만으로는 자가포식체가 생성되는 소포체의 구조 변화까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형광 표지 없이도 세포 구조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간섭산란 기반 DySLIM 장치를 병행 사용했다. 이로써 형광으로 식별된 자가포식체의 이동은 물론 소포체의 그물망 구조와 동적 변화까지 고속으로 영상화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소포체와 미세소관이 만나는 아주 좁은 접합 부위에서 일어나는 자가포식체의 순간적 이전 현상을 밀리초 단위로 구분해 관찰하고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 정밀도로 실시간 포착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세포에서 소기관 간 이동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직접 분석해 규명한 첫 실험 사례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시 세계에서의 대사 과정을 시간과 공간의 축에서 동시에 해석하는 동력학적 분해생물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단장은 "현재 운영 중인 다양한 비표지 분자 선택적 첨단 영상 기법들과의 융합을 통해 향후 형광 표지에 의존하지 않는 차세대 비표지·분자 선택적 영상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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