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사회복지학과 69세 만학도의 ‘3350시간 아름다운 봉사’

박정숙 학생 “봉사활동하며 위로받을 때가 더 많아”

이승철 한남대 총장이 박정숙 학생(오른쪽)에게 대전시장 자원봉사 우수 학생 표창을 전달하고 있다. (한남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봉사는 좋은 영양제 같아요. 피곤할 때 영양제를 먹으면 힘이 나듯, 봉사를 하고 나면 힘이 납니다”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 박정숙 학생은 입학 이후 지난 3년간 335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봉사왕’이다. 박정숙 학생은 69세의 만학도다.

이승철 한남대 총장은 23일 박정숙 학생에게 대전광역시장 자원봉사 우수 학생 표창을 전달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박 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병간호해 왔다. 부모 모두 세상을 떠난 뒤 박 씨는 허전한 마음에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증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노인요양보호사 실습을 나갔는데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를 권유했다. 평소 공부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2023년 한남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학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불과 2년 6개월 기간 대전역 무료 급식을 비롯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전시민책방 도서관리, (사)한국청소년인성교육협회 봉사, 대전시 자원봉사센터 등 전 분야에 걸쳐 총 3353.5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왔다. 12월 현재까지 봉사활동 시간을 포함하면 4000시간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재학 기간 여가 대부분을 봉사활동에 참여한 셈이다.

박 씨는 대전역 인근의 노숙인과 취약계층에 무료급식을 나누는 울안공동체에서 배식 봉사를 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

박 씨가 시험기간 봉사를 가지 못하다 나가면 어르신들이 어김없이 그를 기다리며 걱정 어린 마음을 건네곤 했다.

그는 “쌍화탕을 쥐여주며 건강을 챙기라는 어르신들의 따뜻함 때문에 울컥할 때가 많았다”며 “봉사활동을 하며 내가 누군가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보다 위로받을 때가 더 많았다”고 회상했다.

박 씨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때론 힘도 들지만, 무엇보다 행복한 마음이 정말 크다”며 “한남대에 입학하고 나니 어느새 삶이 봉사가 됐고, 봉사가 삶을 풍성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한남대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전교생이 재학 중 4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해야 졸업이 가능한 봉사활동 졸업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승철 한남대 총장은 “한남대의 진리, 자유, 봉사라는 설립 이념을 누구보다 열심히 실천하고 솔선수범해온 박정숙 학생이 우리 사회에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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