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지사·이장우 시장 회동…"통합 법안심의 과정 예의주시"

"민주당 졸속으로 법안 다시 만들며 큰 뜻 훼손될지 우려"
"김 지사의 입장이 나의 입장, 나의 입장이 김 지사의 입장"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오전 충남도청 접견실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2.2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충남=뉴스1) 김낙희 기자 =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탄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전격 회동했다.

앞서 이들이 공들여 마련한 '대전충남특별시 통합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데, 민주당은 이 법안을 문제 삼고 새 법안을 만들겠다고 본격적으로 나선 지 닷새 만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 접견실에서 "작년 11월 대전·충남 통합을 선언하고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1년간 노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반대 의견을 냈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자 급선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1년간 반대하던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법안 통과를 하겠다고 하니 우려스럽고 염려스럽다"며 "우리가 담고자 하는 충남과 대전의 미래 발전을 위한 특례와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에 맞는 법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현재 법안에 257개 특례 조항이 들어 있는데, 또다시 법안을 만들면 시간이 더 걸린다"며 "이런 부분을 냉철히 지켜보고 원래 순수한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된다면 불출마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두 사람의 추진 과정을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로 해석하는 것에서 벗어나 순수한 목적을 갖고 간다는 의미"라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둘 중 누가 출마할 것이냐에 시각을 두면 법안 심의 과정에서 담아야 할 내용이 제대로 담기지 못하고 졸속으로 갈 수 있다"며 "법안 심의 과정이 정치적으로 변질되는지, 대전·충남의 미래 발전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담기는지에 더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시장은 "김 지사와 생각이 똑같다. 개인적인 정치적 유불리는 충청의 미래를 위한 큰 뜻 앞에서 작은 문제"라며 "정치인이나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해 결단할 때 서슴없이 해야 하고, 개인적 정치적 이익은 언제든지 손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민주당 충청 지역 국회의원들이 우리가 1년 가까이 수많은 학자와 함께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고민해서 담은 법안을 졸속으로 다시 만들면서 큰 뜻이 훼손될까 상당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청 지역 국회의원들은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대폭 이양받고, 충청이 독자적으로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도록 좋은 법안을 만드는 데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이게 바로 지금 우리나 국회의원을 하는 모든 분의 시대적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김 지사와 의견이 똑같다. 김 지사 입장이 나의 입장이고, 나의 입장이 김 지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동은 김 지사와 이 시장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향후 각 대변인을 통해 김 지사와 이 시장이 협의나 합의한 사항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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