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출한 '대전충남특별시 법안' 어떤 내용?…여야 옥신각신
여 “종합선물세트처럼 끌어모아, 실행 쉽지 않아” 쓴소리
야 “민주당 의원들 읽어보긴 했나…많은 분들의 고민 담겨”
- 박종명 기자
(대전=뉴스1) 박종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되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낸 가운데 이미 앞서 제출한 국민의힘 특별법안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은 7장 21절 296조로 모두 257건의 특례가 담겼다. 총칙, 자치권의 강화, 대전충남특별시의 설치 및 운영, 자치권의 강화, 경제과학수도 조성, 대전충남특별시민의 삶의 질 제고, 보칙, 부칙 등으로 구성됐다.
특례는 경제산업 62건, 도시개발 37건, 농림해양 40건, 조직재정 30건, 교육문화 26건, 교통환경 37건, 균형민생 25건 등이다. 이처럼 많은 특례를 담은 것은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 주도가 필요하지만 지방자치 30년이 됐어도 지역 권한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통합의 기본 방향은 대전시와 충남도를 폐지하고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는 모두 존치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통합 후 청사는 종전 대전시와 충남도 청사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으로 했다.
주요 내용 중 자치권의 강화를 위해 자치재정 분야에서는 국세 교부 특례 신설 및 교부세 조정 등을 통해 특별시 세입을 10년 간 88.7조 원 지원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와 행안부의 투자 심사 및 타당성 조사도 10년간 면제하고, 지방채를 행안부 승인 없이 의회 의결로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교육감 선출 방식도 따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감의 선출 방식을 다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발제한구역(GB) 지정 및 해제 권한을 특별시장에게 부여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현재 법안은 국회 행안위에 회부돼 국회의 의견 청취 요청에 따라 행안부 지방행정체계개편지원단에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 법안이 주민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박정현 대전시당위원장은 지난 17일 한 방송 뉴스에 출연해 "검토해보니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처럼 모든 것을 다 끌어 모아 만들었다"며 “새로운 법이 만들어져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종합 선물세트"라며 "어떤 것 하나도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조승래 사무총장도 지난 18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특강에서 "왜 통합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에 대한 비전이 부재하다"며 "어떤 산업·재정·행정 구조를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지난 16일 '모범생 답안지, 이름 고쳐서 제출한다는 민주당' 제하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비전이 없다', '보완이 필요하다' 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압도적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기존의 국민의힘 대전충남특별시법을 이리저리 고치고 바꿔서 새로운 법안인 것처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1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통합 법률안을 제대로 읽어본 분이 한 분도 없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법안은 민관협의체와 행정학자, 행안부 차관으로 통합과 관련한 실무 역할을 했던 분들이 만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투자진흥지구, 과학기술진흥기금 지원 등 257개 특례에는 굉장히 많은 분들의 노력과 고민이 담겨있다"며 "민주당에서 안을 만들어도 그 안을 상당히 참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애둘러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수용 가능한 최대 범주에서 특례 조항을 살펴봐 달라고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당부한 이상 대전충남특별시가 다른 시도가 부러워하는 모범 사례로 대전충남특별시가 출범할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cmpark6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