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수집가 충남에 한국 문화유산 41점 기증

"자발적 기증, 모범 환수 모델 실현"

곽창용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사무총장(왼쪽), 미야타 이즈미 기증자(가운데), 장기승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원장이 지난 16일 충남역사박물관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충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내포=뉴스1) 김낙희 기자 =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연구원)은 일본 야마구치 현 이와쿠니 시에 거주하는 일본인 수집가 미야타 이즈미 씨로부터 한국 문화유산 41점을 무상 기증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와쿠니역사자료관장을 지낸 미야타 씨는 평소 한국 문화에 애정을 지녀 왔고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가치관에 따라 이번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이에 기증처를 알아보던 미야타 씨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재단) 일본사무소를 통해 소장품 기증 의사를 밝혔고, 재단은 유물의 성격, 활용 가치 등을 고려해 문화유산 환수 활동이 활발한 연구원으로의 환수를 성사했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은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회화, 서예, 도자, 공예, 고문서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유산으로 구성됐다. 미야타 씨는 이들 유물이 대부분 19세기 말 조선으로 건너와 일본 공사관의 호위 무관으로 활동했던 히가시 이와오의 소장품에서 전래한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원은 해외 민간 수집가의 무상 기증과 국내외 기관 간 협업을 통해 유물이 국내로 들어온 이번 사례를 국외 소재 문화유산의 자발적 기증이라는 모범 환수 모델이 실현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했다.

미야타 씨는 전날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기증·기탁자의 날'에 초청돼 직접 특별 강연에 나서 기증 결정의 배경과 소장품의 의미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승 연구원장은 "기증자의 진정성과 함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국외 문화유산의 무상 기증이라는 공공적 환수 모델이 실현됐다"고 말했다.

곽창용 재단 사무총장은 "현지 일본인 수집가가 자발적으로 한국 문화유산을 반환한 뜻깊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외 기증 유도 및 환수 기반 조성을 위한 재단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기증된 유물들에 대한 정밀 조사와 보존 처리를 진행한 후 국외 소재 문화유산 환수의 모범사례를 주제로 한 전시·교육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

luck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