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겨울철 야간뇨, 단순한 불편으로 넘기지 말아야

김진범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김진범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뉴스1

겨울철이 되면 유난히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새벽마다 잠에서 깨 소변을 보게 되는 '야간뇨'는 나이가 들수록 흔하게 겪는 증상으로 여겨져 종종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반복되는 야간뇨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상 피로도를 높일 뿐 아니라, 간과하면 더 큰 질환을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야간뇨는 차가운 외부 온도와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방광 기능이 예민해지는 겨울철에 더 자주 나타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계절적 요인만을 떠올리며 증상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 방광 기능 저하,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이 야간뇨의 배경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드물지만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사례도 있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 따라서 야간뇨 자체를 전립선암의 직접적인 주요 증상으로 보긴 어렵지만, 다른 비뇨기 증상으로 검사를 받거나 전립선 정기검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단순한 생활 불편으로 여길 수 있는 야간뇨가 때때로 더 중요한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수분 섭취가 줄어들고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배뇨 패턴이 쉽게 흐트러진다. 이때 평소와 다른 빈도나 강도의 야간뇨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계절적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 기본적인 소변검사, 혈액검사,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 등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야간뇨를 방치할 경우 밤중 각성 횟수가 늘면서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고혈압 악화 등 신체 전반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고령 남성은 전립선 질환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겨울철은 이러한 배뇨 증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작은 변화라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혹은 잠을 설칠 정도로 불편함이 반복될 때는 빠른 시일 내에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야간뇨는 사소해 보이지만 건강 문제의 출발점일 수 있고, 조기 검사는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겨울철 배뇨 변화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흔한 신호지만, 그 안에 숨은 위험까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