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무더기 재판행…110명 대상 94억 범죄수익

피의자 53명 구속 기소…조직 총책 인터폴 적색수배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지난달 20일 충남 홍성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5.10.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홍성=뉴스1) 최형욱 기자 = 캄보디아 범죄조직에서 활동하다 검거돼 국내 송환된 피의자들이 전원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과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등의 혐의로 20대 A 씨 등 5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캄보디아 현지 범죄단지인 일명 ‘웬치’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에 소속돼 로맨스스캠과 브이스피싱, 코인투자리딩 사기,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 등을 벌여 국내 110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94억 원의 수익을 편취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 범죄단체는 성명불상의 40대 후반 중국인 총책인 ‘부건’을 정점으로 100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됐으며 총책에서 실장과 팀장, 팀원까지 내려가는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 조직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과 태국 방콕 등지에서 입출금 관리와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CS팀을 비롯해 로맨스스캠과 브이스피싱, 코인투자리딩 사기,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 등 총 5개의 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특히 로맨스스캠 피해자 중 한 명은 10억 원가량의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송환된 피의자 중 45명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 1조로 합숙하고 단속을 피해 근거지를 옮겨 다니며 범행을 이어가던 중 지난 7월 5일 프놈펜 삼라옹의 한 게스트하우스 9개 건물에서 현지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검찰은 송환 피의자 45명과 별개로 경찰이 A 씨의 별건 범죄를 수사하던 중 검거해 넘긴 8명도 함께 기소했다.

현재까지 송환된 피의자들과 국내 범죄조직 간의 연루 가능성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20대 대학생 피살 사건과도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고향 선후배 등 지인으로부터 포섭당해 캄보디아로 건너갔으며 일부는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일부는 현지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하면서 조직에 포섭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총책인 ‘부건’ B 씨의 신원을 특정,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 수배했다.

현재 법무부와 '보이스피싱 범정부 송환 TF'를 통해 총책 신병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자금세탁 과정에서 이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원 명의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89개에 대한 동결 조치도 취했다.

choi409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