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휘고 수술 없이 치료하는 초음파 센서 기술 개발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

FTR 초음파센서의 설계와 응용(KAIST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 웨이퍼 공정(MEMS)을 활용해 유연함부터 단단함까지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플렉스 투 리지드(FTR)' 구조 초음파 트랜스듀서(센서)를 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저온에서 녹는 저융점 합금(LMPA)을 소자 내부에 삽입해 전류를 가하면 금속이 녹아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고 냉각 시 다시 고체로 굳어 원하는 곡면 형태로 고정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기존의 고분자(폴리머) 막 기반 초음파 센서(CMUT)는 낮은 탄성계수로 충분한 음향 에너지를 발생시키지 못하고 진동 시 초점이 흐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 곡률 조절이 어려워 목표 위치에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단단한 실리콘 기판에 유연한 엘라스토머(고무 유사 물질) 브리지를 결합한 FTR 구조를 고안, 높은 출력 성능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내부의 저융점 합금은 전류에 의해 고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며 소자의 형태를 자유롭게 조정하고 고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양(곡률)에 맞춰 초점이 자동으로 형성돼 특정 부위에 정밀한 초음파 초점을 형성할 수 있고, 반복적인 굽힘에도 안정적인 전기·음향 특성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 센서의 출력은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치료 효과를 내는 '저강도 집속 초음파(LIFU)' 수준 이상이어서 수술이나 절개 없이 비침습적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이 검증됐다.

실제로 관절염 동물모델 실험에서 염증 완화와 보행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후 초음파 센서를 바둑판처럼 배열하는 2차원 배열 소자를 개발해 고해상도 초음파 영상과 치료를 동시 구현하는 스마트 의료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기술은 특히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반도체 공정과 호환돼 웨어러블 및 재택 의료용 초음파 시스템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상목 박사와 샤오지아 량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npj Flexible Electronics)'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