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찾아가는 행복장터’, 농촌 주민 삶의 속으로
식품사막 마을에 가가호호 생필품·이동서비스 전달
- 김태완 기자
(당진=뉴스1) 김태완 기자 = 고령화로 급속히 사라져가는 농촌 마을. 가게 하나, 은행 하나 찾아보기 어려워 일상의 불편을 감내해야 했던 곳에 충남 당진시가 ‘찾아가는 행복장터’를 열었다. 주말, 농촌의 삶을 조금 더 따스하게 만드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당진시는 식료품점이 없거나 읍·면 소재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른바 ‘식품사막’ 마을을 위해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사업’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단순한 이동 판매가 아닌, 주민의 생활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맞춤형 생활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의 핵심은 두 가지 이동 수단이다. 필수 생필품을 싣고 직접 마을로 찾아가는 1톤 트럭 ‘당찬가게’와 주민들을 읍면 소재지 마트·행정복지센터·보건소·금융기관으로 연결하는 ‘당찬버스’. 각각의 차량은 농협 하나로마트와 지역 농협, 여러 공공기관과 협력하며 농촌 주민의 필요를 세심하게 채운다.
실제로 당찬가게는 쌀·라면·세제 같은 생필품부터 노인들이 자주 찾는 물품까지 꼼꼼히 싣고 마을을 순회한다. 이동이 어려운 고령층에게는 “찾아오는 가게” 자체가 생활을 바꿔놓는 변화다. 당찬버스는 장보기뿐 아니라, 병원·복지관 방문, 금융업무 등 다양한 필수 서비스 이용을 돕는 ‘시민의 발’로 자리 잡는다.
이번 시범 구역은 합덕읍–우강면, 대호지면–정미면 등 2개 권역. 오는 12월까지 격주 운영으로 한 마을당 주 1회 방문한다. 이 기간 활동가들은 현장에서 주민 의견을 수집하고, 개선점을 반영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당진시는 이동장터를 단순한 생필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조성된 거점센터와 마을을 잇는 ‘생활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문화·여가·복지·건강 프로그램까지 연결해 농촌 마을에서도 도시 못지않은 일상의 편의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남길 당진시 농업정책과장은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가 농촌 주민의 불편을 덜고, 지역 상생 유통 모델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며 “시범 운영 결과를 반영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농촌의 일상을 직접 찾아가는 행정, 그리고 주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내는 서비스. 당진의 ‘가가호호 이동장터’는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사라져가는 농촌 마을을 다시 잇는 작은 희망의 트럭이 되고 있다.
cosbank34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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