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없는 줄 몰랐네요" 천안 첫 자율주행버스 운행 합격점
시스템 조정 마치고 본격 '자율' 모드, 하루 6차례 순환 운행
끼어들기 차에 급정거 불편할 정도 아냐…안전벨트 착용해야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자율 주행을 시작합니다"
지난 3일, 천안아산역 앞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유턴을 마친 '501번' 버스 기사는 자율주행 모드를 가동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뗐다. 자율주행을 시작한 버스는 좌우에서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차들 사이로 차선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버스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버스에 접근하는 차량을 비롯해 구간 내 구조물과 이동 장치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주행 모드와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 버스 상태는 물론 신호 정보, 다음 정류장까지 남은 시간과 거리까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천안시 첫 자율주행 버스가 본격적인 자율주행 모드에 돌입했다.
천안시는 지난달 23일, 자율주행 버스 '501번'의 운행을 개시했다. 하지만 개통 전 등록 지연 등으로 도로 적응 기간을 거치지 못해 일주일가량 운전자가 직접 버스를 몰았다.
시스템 조정을 마친 버스는 최근에야 자율주행 운전을 시작했다. 천안아산역부터 제3일반산업단지까지 5.9㎞ 구간을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매일 6차례 순환 운행 중이다.
대부분 직선 구간이지만 왕복 8~10차로의 대로에 차량 통행량이 많고, 지하차도와 고가도로가 포함돼 합류 지점 정체가 빈번한 곳이다.
자율주행 버스 운영을 맡고 있는 A2Z 관계자는 "전국 14개 시도, 31개 시군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행 중"이라며 "천안은 직선 구간으로 무난한 편이지만 차량 통행이 잦아 자율주행 서비스로는 중간 수준의 난이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번영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버스는 합류 구간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늦췄다. 지하도를 통과한 직진 차량과 좌회전을 위해 1, 2 차로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꼬리를 물고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우측 신호를 작동한 버스는 합류 구간을 서행하며 기회를 노리다가 차선 변경에 성공했다.
천안 자율주행 버스는 15인승 버스를 개조한 것으로 라이다(Lidar) 4대, 카메라 5대, 레이더 1대가 장착됐다. 버스에 설치된 시스템이 각 장비에서 수집된 교통정보를 분석해 차량을 제어한다.
정류장 정차를 위해 5차로에 진입한 버스는 건널목에서 정지 신호를 감지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서서히 멈춰 섰다. 신호등의 신호 정보도 카메라를 통해 인식한다.
버스는 출발한 지 8분 만에 첫 번째 정류장인 불당상업지구입구 정류장 버스 포켓에 쏙 들어갔다. 미리 입력된 지도 정보를 토대로 정차 위치를 정확하게 맞췄다. 문을 열고 승객을 기다렸지만 탑승객은 없었다. 기사가 문을 닫자 버스는 출발 신호로 인식해 운행을 재개했다.
버스는 11월 첫 운행일인 이날 1회차 운행을 예정보다 2분 빠르게 마쳤다. 도로 공사 구간의 장애물이나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 경우 급정거해 탑승객은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또 자율주행 레벨 3등급 차량으로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해야 하고, 안전을 위해 유턴 구간에서는 수동 모드로 전환해 운전자가 직접 운행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 대중교통 수단의 변화를 기대하기 충분했다.
유일한 탑승객인 강모 씨(41·여)도 합격점을 줬다.
강 씨는 "자율주행 버스인지 지 모르고 탑승했다. 천안 시내버스 이용 시 경험했던 급정거 등에 비하면 크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안전성만 갖춰진다면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율주행 버스 도입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6개월간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운영한 뒤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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