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 NPE 무차별 소송에 국내 기업들 '골병' 든다
제조업 근간 소부장 분야 큰 비중…기업 압박 수단 악용 심각
이재관 "방어력 취약 중소·중견기업까지 위협, 기업 보호해야"
- 박찬수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해외 특허침해소송 중 절반이 미국 NPE(비생산 특허관리기업)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관리전문회사를 의미하는 NPE(Non-Practicing Entity)는 특허 매입 후, 침해 소송이나 로열티 협상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특히 IT, 반도체, 자동차 등 기술 집약적 산업의 특허가 주요 대상이 된다.
NPE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2022년 미국에서 우리 기업이 피소당한 특허분쟁의 84.6%가 NPE에 의한 것이다.
NPE가 과도한 소송과 로열티 요구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아, ‘특허괴물’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의원(충남 천안을·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6년간 해외 특허침해소송 558건 중 절반 가까이가 NPE 소송으로 확인됐다.
이 중 81%가 넘는 453건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제기됐다.
특히 국내 상위 10개 기업을 겨냥한 소송은 총 478건으로, 삼성그룹 322건, LG그룹 100건, 현대자동차그룹 25건 순이었다. 나머지 4~10위 기업은 각각 3~9건으로 총 31건에 그쳤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이 가장 많았다.
중견·중소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미국 내 피소는 507건으로, 유럽 46건, 일본 3건, 중국 2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해외 특허침해소송 상당수는 특허권만 보유해 소송을 목적으로 하는 NPE가 제기했다.
NPE에게 피소당한 기업으로 한정해도 삼성이 2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도별로 2020년 34건, 2021년 49건, 2022년 42건, 2023년 39건, 지난해 57건, 올들어 지난 7월까지만 23건이다.
LG는 전체 100건 중 88건, 현대차는 25건 중 23건이 NPE 관련 소송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근간인 소재·부품·장비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6년간 소재·부품·장비 분야 피소는 총 319건으로, 이 가운데 153건이 NPE 소송이었다.
특히 삼성 193건, LG 46건, 현대차 10건 등 대기업의 소재·부품·장비 관련 소송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허침해소송은 실제 침해 여부를 다투기보다 기업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는 본안 판결까지 평균 1년 9개월 소요되는 반면 소 취하는 평균 7.5개월에 불과해 소송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NPE가 제기한 사건 132건 중 74건이 소 취하로 종결됐고, 본안 판결은 3건에 불과했다. 기타 제조업체가 제기한 사건도 140건 중 91건이 소 취하, 본안 판결은 13건이었다.
이 의원은 “NPE가 대기업뿐 아니라 방어력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NPE 소송으로 국내 기업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지원 예산 확대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pcs42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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