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면 '직업계고' 간다고? 해외 인턴십에서 글로벌 기업 ‘직행’

독일·호주 현장실습, 절반 이상이 취업 직행
각종 취업·진로 지원…'신산업' 진출 기반도

대전시교육청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여한 학생들(대전교육청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공부 못하면 전문 고등학교 간다'. 과거부터 교육계에 만연한 '격언'이다. 학업 위주의 교육열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편인데, '직업계고'로 새단장한 학교들은 어느새 핵심 산업 인재 양성의 중추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지역 직업계고 학생들이 해외 현장학습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실제 기업 취업 성과까지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단순 해외 체험을 넘어, 실질적인 직무 경험과 해외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8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실시된 독일 인턴십에서는 12명의 학생이 참여해 7명이 세계적인 기업 보쉬(Bosch)를 비롯한 독일 현지 우수 기업에 취업확약서를 받는 성과를 거뒀다. 학생들은 현지에서 기계, 전기·전자 분야 실습을 수행하며 전공 역량과 글로벌 업무 경험을 동시에 쌓았다.

호주 인턴십 역시 성과가 눈부시다. 처음 시작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50명의 학생이 참여해 237명이 호주 현지 기업으로 취업을 확정했다. 조리, 건축, 뷰티, 미디어콘텐츠 등 다양한 직무에서 학생들이 실력을 발휘하며 현지 산업계와 바로 연결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독일과 호주로 각각 10명, 30명의 학생이 현장학습을 떠났다. 현지 언어부터 직무능력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로 비행길에 올랐다. 해외인턴십은 단순 체험이 아닌, '실제 취업'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글로벌 교육의 모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 쌓은 경험과 능력을 우리나라로 돌아와 발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된다는 게 교육계 시선이다.

강점은 해외 취업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학생들은 풍부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진로 설계, 기업 연계 교육, 취업 박람회 참여 등 다양한 지원과 지역 대학과 연계한 '고교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한 개별 진로·취업 상담과 모의면접, 기업 현직자 멘토링 등을 경험하며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허청과 연계한 발명·지식재산 교육 프로그램과 ‘지식재산 마이스터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하고, 기업 기술 이전까지 경험하는 등 기회도 다양하다.

정부도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발맞춰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사업을 통한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리티 학과개편을 추진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신산업·신기술 현장에 필요한 인재 양성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대전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지난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61.1%로 충청권 1위를 기록했다. 유지취업률 역시 전국 2위로, 학생들의 취업 질적 수준이 높다는 점을 보여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업 위주의 시선이 아직 남아있으나 고교 입학설명회 등에서 높아진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나은 환경으로 나아가도록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