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동거' 천안시-파크골프협회…시 퇴거 요구에 협회 '반발'

협회, 8년간 공원 25% 잔디광장 파크골프장 전용
시, '시민불만 증가' 사용 중지 통보·…협회 대안 마련해야

천안시파크골프협회가 사용 중인 도솔공원 잔디광장. 전체 공원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천안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도솔공원'에서 더부살이하던 천안시파크골프협회가 천안시의 퇴거 요구에 반발해 논란이다.

도솔공원은 천안의 관문이 경부고속도로 천안IC 앞, 6만1427㎡ 면적에 잔디광장과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시민들의 쉼터다. 공원 내 설치된 대형 태극기는 천안의 랜드마크로 인식되기도 한다.

천안 시민 모두를 위한 공원이지만 전체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잔디광장을 장기간 천안시파크골프협회가 관리하면서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천안시는 공원 조성 이듬해인 지난 2018년, 파크골프협회에 1만 4825㎡의 잔디광장 사용을 승인했다. 협회는 잔디광장에 간이 파크골프장을 설치하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공공용 재산의 특정 단체 사용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개장 초기 공원 활용과 파크골프 활성화라는 목적이 맞물리면서 어색한 동거가 이어져 왔다.

2022년 파크골프 이용객이 많이 증가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파크골프 이용자들이 잔디광장을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시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도솔공원 인근에 주거 지역 확대에 따른 힐링·문화공간 마련을 위해 공원을 재조성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현상 완화를 위한 '기후대응 도시숲' 사업 등 공모에도 참여해 예산도 확보했다.

그러면서 협회에 잔디광장 사용기간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하지만 협회는 "협회 회원만 4000여 명에 이르고 매일 300~400명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 공간을 빼앗지 말라"며 반발하며 잔디광장을 계속 사용 중이다.

그동안 협회를 배려해 온 천안시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크골프 이용객 증가에 따라 36홀 규모의 유관순파크골프장을 정식 개장한 데다, 공원 이용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공원 녹지를 이용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시민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원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파크골프 시설이 그대로 유지돼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급한 보수공사를 위해 파크골프장의 절반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연말까지 사용기간을 연장했다"며 "설득을 계속해 도솔공원이 모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