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찾은 황석영 "수준 미달 공직자 임기 보장 참을 수 없어"
점거 농성 21일째인 10일 독립기념관 찾아
"역사 왜곡 김형석 퇴출하고 행정부 개혁해야"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자랑스러운 역사 앞에 당당해지자"
독립기념관장실 점거 22일째를 맞은 10일, 황석영 작가가 기념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우두머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수준 미달의 공직자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작가는 농성 중인 후손들을 만나 격려한 뒤 "홍익인간을 실현하려는 5000년의 역사와 36년간의 독립투쟁, 80년의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져 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두려워하는 자들이 있다"며 "독립운동과 민주화의 역사를 부정하는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1독립만세운동으로 세운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미군정 이후 들어선 이승만 정부가 대한민국의 건국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역사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김형석은 일제와 싸우다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독립투사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미군정이 이식한 일제 식민지 시스템을 80년 동안 개혁하지 않아 국민을 개, 돼지라고 말하는 공직자나 자격 미달의 공직자들에게 임기를 보장해 주고 퇴직 후에도 자리를 마련해 주는 20세기의 적폐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황 작가는 "21세기는 20세기 적폐를 청산하고 21세기의 언어에 의해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한다"며 "국민주권 정부는 역사를 왜곡한 김형석 퇴출을 시작으로 행정부를 개혁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역사독립국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립기념관 정상화를 위한 독립기념관법 개정과 자회사 감사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아래는 황석영 작가 기자회견문 전문
'자랑스러운 역사 앞에 당당해지자'
도도한 우리 역사의 흐름 앞에 당당해지자. 세계만방에 홍익인간을 실현하려는 5000년 역사가 36년간의 독립투쟁과 80년의 민주화 운동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런 역사가 두려운 자들이 있다.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민주화의 역사를 부정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3·1독립만세운동으로 새로운 나라인 대한민국을 세운 1919년의 건국을 부정한다. 미군정 이후 들어선 이승만 정부가 대한민국의 건국이라며 역사를 왜곡한다. 1926년 6·10만세운동 등 독립 투쟁의 역사적 의미를 축소했고, 그것도 모자라 이념의 굴레를 덮어씌웠다. 이제 그 장엄한 역사가 하나하나 밝혀지며 친일 부역자들의 입장이 궁색해지자 이승만 정부가 건국을 완성했다는 해괴한 말을 한다. 이는 역사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기도 하다.
김형석은 이미 국민이 독립기념관장에서 퇴출시켰다. 그는 일제와 싸우다 만주벌판에서 죽어간 수많은 독립투사를 무시했다. 광복이 연합국의 선물이라는 사대주의적 망언을 서슴지 않는다. 자주독립 국가가 된 이후에도 사대주의에 붙어서 먹고 살아온 자들이다. 그들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에 먹칠을 했다. 그러므로 김형석 퇴출은 단순히 부적절한 인사를 바로잡는 일뿐만 아니라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다. 역사를 바로잡으며 보훈의 개념도 바로 잡아야 한다. 독립운동, 호국,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보훈의 3대 분야다. 자랑스러운 역사임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훈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대통령을 2번이나 탄핵하여 파면한 주권자인 국민에게, 내란 우두머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수준 미달의 공직자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사법농단 양승태 대법원장이 퇴임하자 그에게 훈장을 수여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관례라 했다. 적폐인 관례를 깨고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하려는 촛불의 열망은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 그런 상황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단순히 잘못된 인사의 문제만이 아니다 단순히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다. 지난 80년 한 번도 개혁하지 못한 행정부 시스템의 문제다. 해방 이후 맥아더의 의해 포고령으로 점령군임을 선포했던 미군정은 일제 식민지 시스템을 그대로 가동시켰다. 미군정이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행정 편의였다. 행정편의를 위해 일제 부역자들도 그대로 중용했다. 그 결과가 국민을 개, 돼지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공직자들이다.
이제 김형석 퇴출은 행정부 개혁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지난 겨울 윤석열 계엄 출동 명령에 소극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저항했던 젊은 계엄군들과 여의도, 남태령, 한남동에서 칼바람과 눈바람에도 밤을 새우며 윤석열 탄핵과 파면을 외친 응원봉들이 지키려 했던 가치관은 공정이다. 부당함과 불공정에의 저항은 국민 주권 세대의 강한 의지다. 군인은 무조건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20세기의 관례는 적폐다. 자격 미달의 공직자들에게 임기를 보장해 주고 퇴직 후에도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20세기의 적폐다. 독립기념관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한빛씨에스가 바로 그런 것이다. 21세기에는 20세기 적폐를 청산하고, 21세기의 언어에 의해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한다.
지난 군부독재 시절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특수 법인들은 문제가 많다. 특수법인인 재향군인회의 비리에 경악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헌법 체계를 무시하며 마구잡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특별법을 바로 잡는 일은 행정부의 개혁과 맞물려 있다.
이제 우리가 자랑스러운 역사 앞에 당당해지자. 묻혀 있는 독립투쟁의 역사에 우리가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이념의 굴레와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독립투쟁의 역사는 정치적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의 자부심이며 우리의 자존심이다. 오늘도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우리의 역사이다.
왜곡된 역사로부터의 역사독립은 21세기를 살아가는 개혁의 출발점이다.
역사독립과 아울러 ‘빛의 혁명’에 의한 국민주권 정부는 역사 왜곡으로 지탱되었던 행정부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행정부 개혁을 강하게 밀고 나가라. 국민의 명령이다. 역사를 왜곡한 김형석 퇴출을 시작으로 행정부를 개혁하라!
2025년 9월 10일 작가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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