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영화 변사의 목소리에 눈시울…시골마을 따뜻한 문화 프로그램

주민들 “어릴 적 추억 되살아나 감회 새로워”
태안군, 소원면서 10월까지 5차례 상영 계획

지난 26일 소원면 파도리 파도어촌계복지회관에서 진행된 영화치유 프로그램 모습(태안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5.8.27/뉴스1

(태안=뉴스1) 김태완 기자 = “무정한 기차는 기적 소리를 남겨놓고 떠나니, 오! 기차여 언제 또 선생님을 만날 수가 있을까”

심금을 울리는 변사의 목소리에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복지회관이 순식간에 과거로 물들었다. 고령의 주민들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태안군은 지난 26일 소원면 파도어촌계복지회관에서 주민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마을관리소 마음돌봄 활동 지원 사업’의 하나로 무성영화 변사극 검사와 여선생(1948)을 상영했다고 밝혔다.

검사와 여선생은 우리나라 마지막 무성영화로 알려져 있다. 여선생의 보살핌으로 검사가 된 고학생이 결국 법정에서 죄인의 신분이 된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 이날은 전문 변사가 직접 찾아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재치 있는 해설로 극을 이끌며 큰 호응을 얻었다.

주민들은 “어릴 적 부모님 몰래 보러 갔던 무성영화를 나이 들어 다시 보게 돼 감격스럽다”며 “변사가 아직도 활동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추억을 공유하며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태안군이 충남도 주관 ‘마을관리소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소원면에서 2년째 운영 중인 사업의 일환이다. 마을관리소는 주민이 스스로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거점 공간으로, 복지·돌봄·문화가 어우러진 따뜻한 공동체 확산의 중심이 되고 있다.

군은 10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 농촌 지역 주민들의 외로움을 달래고 함께 웃고 울며 힐링하는 시간을 선물하고자 마련했다”며 “소원면 마을관리소가 온정 가득한 공동체의 활력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osbank34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