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부작용·내성 극복한 차세대 칸디다증 치료제 개발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 정용필 교수팀과 협력, 칸디다균만 표적으로 해 치료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을 낮춘 유전자 기반 나노치료제(FTNx)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칸디다증은 곰팡이균(진균)의 일종인 칸디다가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며 장기 손상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 질환이다.

현재 사용 중인 칸디다의 항진균제들은 표적 선택성이 낮아 인체 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에 내성을 갖는 새로운 균의 출현으로 치료 효과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개발된 치료제는 전신 투여가 가능하며 유전자 억제 기술과 나노소재 기술을 융합해 기존 화합물 기반 약물들의 구조적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칸디다균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연구팀은 칸디다 곰팡이균의 세포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β‑1,3‑글루칸 합성효소(FKS1)·키틴 합성효소(CHS3) 등 합성요소를 동시에 표적하는 짧은 DNA 조각(ASO)을 탑재한 금 나노입자 기반 복합체를 제작했다.

여기에 칸디다 세포벽의 특정 당지질 구조(당과 지방이 결합된 구조)와 결합하는 표면 코팅 기술을 적용한 표적유도장치를 장착했다. 이로써 인체 세포에는 전달되지 않고 칸디다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정밀 표적 효과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복합체는 칸디다 세포 내로 진입한 후 FKS1 및 CHS3의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mRNA를 잘라 번역을 억제한다. 세포벽 성분인 β‑1,3‑글루칸과 키틴의 합성을 동시에 차단해 칸디다 세포벽은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붕괴되며 세균의 생존과 증식이 억제된다.

실제로 전신 칸디다증 쥐를 이용해 치료 효과를 검증한 결과, 치료군에서 칸디다의 장기 내 균 수 감소, 면역 반응 정상화, 생존율의 유의미한 증가가 관찰됐다.

정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제가 인체 독성과 약제내성 확산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유전자 치료의 전신 감염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투여 방식 최적화 및 독성 검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