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용어가 불필요한 낙인 심어…말만 바꿔도 개선 기대"
강지현 건양대병원 교수 등 연구팀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성인 비만 환자들이 관련 용어 자체로부터 사회적 편견과 낙인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강지현 교수와 김경곤 가천대 길병원 교수 등 비반대사연구학회 연구팀은 관련 연구를 통해 용어를 다르게 사용하는 것만으로 비만 환자의 낙인감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전국 10개 병원에서 모집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 비만 여성 321명과 '하이닥' 소속 의사회원 171명을 대상으로 비만 관련 용어의 인식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비만병'과 '비만병 환자'란 용어가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서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건강 체중 초과'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 같은 표현은 낙인감을 줄여주는 긍정적 용어로 꼽혔다. 긍정적 평가 이유로는 '일반적이며 무난한 건강 관련 용어' '체중 및 건강 상태 개선 가능성을 강조하는 표현' '부정적인 뉘앙스를 최소화한 표현' 등을 들었다.
'비만병'이란 표현에 대해선 '병으로 낙인찍히는 느낌이 불쾌하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선 비만 여성과 의료진의 관점 차이도 확인됐다. '비난과 차별 최소화'를 긍정적 용어 선택 이유로 선택한 비만 여성은 69.5%에 달한 반면, 의료진은 12.3%에 그쳤다. 반대로 '의학적이고 전문적인 표현'을 선호한 비율은 의료진이 48%, 비만 여성은 7%였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비만 관련 용어에 대한 인식과 반응을 조사한 첫 사례다.
강 교수는 "의료진이 무심코 사용하는 비만 관련 용어와 표현이 환자에게 불필요한 낙인을 줄 수 있단 점을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한 첫 사례"라며 "용어 하나만 달라져도 환자에게는 비만에 대한 낙인감을 줄이고 치료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더 다양한 연령과 집단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용어를 바꾼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환자에게 낙인을 해소하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 소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ongseo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