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피살' 가해 교사 복직 소견서 써준 의사도 조사 받나

전담수사팀 "필요 시 조사할 것…강제는 못해"
담당 의사 "의학적 판단에 따른 것 잘못된 점 없다"

11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피살된 김하늘 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대전 초등생 피살사건을 담당하는 전담수사팀이 피의자인 40대 교사의 휴·복직 진료 소견서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소견서를 쓴 의사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대전서부경찰서 초등생 피살사건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교사가 다녔던 병원의 의무기록을 살피고 있다.

범행 직후 자해로 병원에 이송된 교사는 수술 직전 2018년부터 우울증으로 치료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교사는 지난해 12월 9일 우울증으로 6개월 휴직을 신청하면서 "심각한 우울감, 무력감에 시달려 최소 6개월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대전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서를 제출했다.

이후 휴직 20여일 만인 12월 말 복직 신청하며 동일한 병원의 같은 의사로부터 "증상이 거의 없어져서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임"이라는 소견서를 냈다.

학교장과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은 이를 토대로 교사의 복직 가능 여부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대전 서구 한 초증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 양이 교사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범행 장소인 시청각실 모습. 2025.2.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짧은 기간 상반된 내용의 소견서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교사가 제대로 치료받지 않은 채 교단에 돌아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사를 진료한 의사는 "의학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잘못된 점이 없다"며 "환자 개인정보 보호와 정신과 의사의 환자 비밀유지의무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도 "개인의 범죄 행위에 대해 의료진이 과도한 책임을 짊어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가해자의 우울증이 범죄 원인이고 전문의가 (복직) 소견서를 부실하게 작성해 범죄를 방임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가해자가 우울증 환자라고 해서 이를 진료한 전문의의 부실한 진료로 범죄가 벌어졌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협회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정신과 의사에게 의학적 판단을 넘어선 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공무원의 직무 수행 가능 여부는 독립적인 평가 기관이나 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으로 심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현 대전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현재 의무 기록 분석 중이며 수사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료진도 조사할 예정"이라며 "다만 참고인 조사이기 때문에 본인이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