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출신 조재도 시인, 16번째 시집 '약자를 부탁해' 출간

1980년대 민중시 계보 잇는 시 80편 수록
약자에 대한 객관적 묘사 넘어 능동적 반성과 자각 이끌어내

조재도 시인의 16번째 시집 '약자를 부탁해' 표지. /뉴스1

(대전·충남=뉴스1) 최일 기자 = ‘약자가 강자에게 한 방 먹일 때 우린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친다. 약자의 펀치에 강자가 쓰러질 때 사람들은 묘한 쾌감에 젖는다. 혁명도 권투도 홍길동도 그렇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조재도 시인이 자신의 16번째 시집 ‘약자를 부탁해’(도서출판 작은숲)를 출간했다.

그는 80편의 시를 통해 약자들의 삶의 여러 양상을 드러내면서 ‘평화’를 노래하고, 성숙한 인간이 가져야 할 자기 세계의 범주인 ‘원(圓)’, 세상의 허위와 위선을 덜어낸 ‘사실’에 관해 말한다.

“유통기한이 다 됐는지 점점 폐기 직전으로 내몰리는 말이 있습니다. ‘조국’ ‘민족’ ‘통일’ ‘고향’ ‘민중’ ‘계급’ 같은 것들이 그렇죠. 젊은이들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고 나이 든 노친들도 고리타분하게 여깁니다. 나부터도 이 시집에서 ‘민중’ 대신 ‘약자’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시대의 흐름일까요? 아니면 함정일까요?”

조재도의 시는 약자들의 처지에 대한 객관적 묘사와 재현을 넘어 능동적인 반성과 자각, 실천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시상(詩想)을 보여준다.

자의식에 갇혀 자기 방언과 같은 의미 모호한 시들이 횡횡하는 시대, 그의 시집은 찬란했던 시의 시대인 1980년대 민중시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재도 시인. /뉴스1

1957년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성장한 조재도 시인은 공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중학교 국어교사였던 그는 1985년 교육무크지 ‘민중교육’에 시 ‘너희들에게’ 외 4편을 발표해 필화를 겪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두 차례 교단을 떠나야 했다.

1994년 복직 후 2012년 퇴직하기까지 학생들의 글쓰기 지도에 매진했고, 1988년 첫 시집 ‘교사 일기’ 이후 시집·청소년소설·동화·그림책 등 60여권을 펴냈다.

천안에서 '함께평화모임'을 이끌며 2020년 스스로 설계한 '5년제 인생대학'에 들어가 올해로 5학년 졸업반이 된 그는 그동한 공부한 내용과 행한 일을 보고서 형식으로 집필하고 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