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민심] 스윙보터·캐스팅보터 표심 ‘오리무중’
③대전·충남…개혁가 이재명 vs 충청대망론 윤석열 구도 속 잠룡 꿈틀
‘몰빵’하지 않는 민심 특성상 특정인 대세 형성했다 보기 어려워
- 최일 기자, 최현구 기자
(대전=뉴스1) 최일 최현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3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 민심의 속성상 대전·충남에선 아직 여야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민주공화당-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자유선진당 등으로 이어져 온 충청을 연고로 한 지역정당이 2012년 18대 대선 전에 소멸한 후 대전·충남 유권자들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나름 전략적인 선택을 하며, 여야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마치 ‘스윙보터’이자 ‘캐스팅보터’임을 스스로 인식하는 듯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게 대전·충남 민심이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는 보수 야권의 무소속 정치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급진적 개혁가인 이재명 경기지사로 보·혁(保·革)의 민심이 크게 갈리는 분위기는 전국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두 인물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여권에선 이낙연 전 대표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야권에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홍준표 전 대표 등의 추격자들을 지지하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곳에 ‘몰빵’을 하지 않는 대전·충남의 민심 특성상 윤석열·이재명 두 인물이 확고히 대세를 형성했다고 보긴 힘든 모양새다.
500년 넘게 충남 논산과 공주를 터전으로 살아왔음을 강조하는 윤 전 총장은 충청대망론과 연계돼 정권 교체의 적임자로 부상하면서 충청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 맞서다 탄압을 받고 검사복을 벗는 모양새가 된 그는 대선주자로 변신하자마자 혹독한 검증에 시달리는 형국이고, 2017년 초 금의환향해 대권에 도전했다가 불과 보름여 만에 레이스를 포기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는 충청인들도 없지 않다.
이 지사에 대해서도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그의 개혁적 이미지에 환호하고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과격한 막말과 도덕적 결함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는 이들이 대전·충남에는 혼재돼 있다.
대전의 경우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시장과 5개 구청장, 시의회 22석 중 21석을 장악했고, 지난해 21대 총선에선 7개 의석을 싹쓸이하는 등 기록적인 압승을 거뒀다. 그렇지만 현 정권의 실정(失政)과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적 민심이 요동치면서 내년 3월 9일 치러질 대선 결과는 쉽사리 예단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여권 지지 성향의 50대 노무사인 박 모 씨는 ”여권에선 인물들이 난립하지만 흙수저 출신의 성공 스토리가 있고 경륜과 추진력 뛰어난 이재명 지사 대세론이 굳어지는 형세”라며 “이 지사의 도덕성 문제는 대선 과정 내내 도마 위에 오르겠지만 이미 알려진 사실들이라 대세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야권의 윤 전 총장은 처와 장모 문제가 계속 시끄러울 테고, 현 정권의 최대 수혜자였지만 검찰개혁에 저항하며 정권에 칼을 제대로 꽂은 칼잡이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가족 문제로 인한 수신제가(修身齊家) 논란에 시달릴 것 같다”라며 “출마 선언문만 봐서는 현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모습만 보여준 윤 전 총장이 정작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경륜과 리더십, 통치철학인데 그런 것들이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보수 성향의 전직 교사인 70대 김 모 씨는 “나라 꼴이 엉망이니 윤석열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지금 우리나라를 위기로 보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행보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친북·친중 성향에 탈원전 등 잘못된 정책을 펴고 있고, 정권의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 교체, 정권 실세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 등에 대해 칼자루를 휘어잡고 진실을 파헤칠 인물은 윤석열 말고는 없다”라고 단언했다.
야권으로 마음이 기운 40대 직장인 이경태 씨는 대선 민심을 묻는 질문에 대뜸 “윤석열은 완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제2의 반기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다른 인물이 대안으로 부상하길 기대했다.
당내 대선주자를 6명으로 추린 민주당은 권역별 순회 경선지로 첫 지역으로 대전·충남(8월 7일)을 선택했다. 다분히 충청 연고의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캐스팅보트 중원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본선에 진출한 주자들은 충청권을 대표해 예비경선에서 나섰다가 탈락한 양승조 충남지사의 손을 잡기 위해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아산시에 거주하는 민주당 지지자 배 모 씨(49)는 ”윤 전 총장은 검증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처가와 관련한 모든 부분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예산군의 한 모(58) 씨는 ”탄핵 정국에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지역에선 홍준표 후보에게 밀렸다. 내년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시민인 김 모 씨(53)는 “하루가 다르게 충청 민심이 변하고 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선 타 후보를 흠집내기보다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발표하는 게 더 중요할 것”이라며 마타도어식의 정쟁보다는 건전한 정책 경쟁을 강조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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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대 대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월 초로 예정된 당내 후보 선출을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고, 야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출마 선언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정치 행보로 잠룡간 경쟁구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주요 정당의 주류 정치인들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가운데, 각 지역의 정통적 지지세의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첫 국면에 현장 밀착취재를 통해 전국 각지의 민심 흐름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