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제한게임 이용 초등생 있어요”…'정의구현 인증'에 경찰·업주 난감
- 이인희 기자

(대전=뉴스1) 이인희 기자 = “대전 유성구 XX PC방에서 초등학생이 15세 미만 이용불가 온라인게임을 이용하고 있어 신고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112종합상황실에 연령제한 온라인게임을 초등학생이 이용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내용을 전달받은 인근 지구대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해보니 실제로 A군(13) 등 3명이 연령제한 온라인게임을 이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A군 등을 현장에서 훈계하고 귀가조치 시킨 뒤 PC방 업주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연령제한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을 신고한 뒤 SNS에 그 결과를 남기는 이른바 ‘초등학생 정의구현 인증’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에 따른 경찰 출동으로 인한 경력 공백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부 PC방의 경우, 이러한 시비거리를 차단하기 위해 아예 ‘노키즈 존’을 선언하고 초등학생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올바른 이용환경 지도라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20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초등학생 이용불가 온라인게임 이용 신고는 올들어 현재까지 88건이나 된다. 이 중 지난 1일~19일 접수된 신고만 해도 37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온라인게임의 경우 폭력성이 심해 15세 미만의 청소년은 이용할 수 없게 되어있으나 부모 또는 형제 등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게임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에 늘어나면서 이를 신고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과거에는 전무했던 이 같은 신고가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것은 '초등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했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인증받고 이를 자신의 무용담으로 늘어놓는 행위가 성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신고대상자가 아예 없거나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훈계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해 경찰력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출동이 불가피하지만 유행처럼 번지는 신고에 일일이 대응하다보면 출동인력 공백이란 심각한 상황도 우려된다”며 "PC방 업주들에게 ‘이용자 연령준수 지도’를 당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전 서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B씨(42)는 “게임 이용자의 연령을 매번 확인하거나 초등학생들만 지켜보며 무슨 게임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인근 PC방 중에는 불편을 호소하며 아예 초등학생 출입불가 조치에 나선 곳까지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14세의 청소년이 부모형제 등 타인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게임을 할 경우 이를 묵인한 업주는 게임산업진흥법 상 처벌받을 수 있다"며 "단지 이를 피하기 위해 초등학생 출입금지 등 단편적인 처방으로는 청소년들을 또다른 유해환경으로 이끄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에서도 처리지침이나 해결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적극적인 관심 및 지도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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